한국사의 필수 과목화 적절한가?
한국사의 필수 과목화 적절한가?
  • 김승일 (사학·2)
  • 승인 2015.05.20 16:41
  • 호수 1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부는 2017년 교육 개편 방안에서 국사를 사회탐구 선택과목 영역에서 제외하여 필수과목에 포함시켰다.


 언뜻 보면 이러한 우려는 정당해 보인다. 역사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니까. 특히 역사를 사극으로 배우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역사의식은 사학도인 내가 봐도 솔직히 심각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의 필수과목화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사학전공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한국사의 필수 과목화를 적절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역사 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암기가 아닌 흐름을 이해하고 그 시대상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는 형식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역사 교육은 이것이 결여되어 있다. 교육 정책이 대입과 수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국사, 근현대사, 세계사 이런 과목은 그저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에 불구할 뿐 이를 통해 청소년 개인의 교양과 역사 의식을 함양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사의 필수 과목화는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그냥 “골치아픈 과목이 늘어났네.”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게 만든다. 역사 교육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이다.


 둘째로 정부에 의해 지정된 한국사 교과서는 결국 학생들에게 특정 사관(史觀)만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시험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암기가 수반되게 마련이고 결국 이를 통해서 특정 사관만이 학생들의 머리에 주입될 것이다. 최근 정권하에서 뉴라이트 계열의 국수주의 색채를 띤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 한국사의 필수화는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지금 교과서들이 무조건 옳다거나 뉴라이트 계열이 무조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바뀜에 따라 역사 교과서도 그 방향이나 내용이 변화되어온 것을 우리는 수도 없이 보았다. 역사는 학문이지 정권의 입맛대로 각색되는 도구가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사 교육을 원활하게 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가장 먼저 제대로 된 독서교육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본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사에서는 텍스트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고고학이 아닌 이상에야 역사 연구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1차 사료들은 모두 텍스트다. 즉 ‘책’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국사를 강조하기보다 동양사, 서양사를 모두 포괄하는 방향의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내용은 자세하거나 깊이가 있기 보다는 정말로 상식이라고 판단되는 선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대학교 전공서적에서나 보는 ‘카롤링거 르네상스’니 ‘鄕擧理選制’니 이런 어려운 단어들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과서에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이것들을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청소년들에게 주입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지금 청소년들은 충분히 불쌍하다. 지금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수한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보다는 역사를 가까이하고 즐거워하며 사랑할 줄 아는 자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