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 61. 남산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기 vs 남산 걸어 올라가기
막상막하 61. 남산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기 vs 남산 걸어 올라가기
  • 김아람·김수민 기자
  • 승인 2015.10.06 15:29
  • 호수 13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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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숲’ 속의 낭만, 케이블카 / 초록숲’ 속의 고즈넉함, 걷기

여름의 푸름, 가을의 청명함이 공존하는 미묘한 시점에 두 여기자가 서울 남산을 찾았다. 남산을 오르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기’와 ‘걸어 올라가기’를 비교해봤다. 사방팔방 가득한 연인사이를 누비며 왠지 서글퍼지기도 했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남산은 언제나 옳으니 혼자서든 누군가와 함께든 한 번쯤은 꼭 찾아가보길. 상황에 맞게 케이블카 타기나 걸어 올라가기의 수단을 택한다면 더욱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것이다.                <필자 주>

 

△ 분위기
●김아람 기자 남산 케이블카의 최대 수송 인원은 48명인데, 한 대가 거의 빈틈없이 꽉 차면 출발한다. 그래서 그런지 마치 만원 엘리베이터를 탄 느낌이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광객이 주로 이용해 복작거리고 활기찬 분위기다. 반면 걸어 올라가는 길은 고즈넉하고 조용하다. 두 기자가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데 방해되지 않을 정도다. 등산복을 입은 어르신부터 한껏 차려입은 커플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공존한다. 힐을 신은 한 여성분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안타까웠다. 남산을 걸어 오르려면 편한 운동화를 신자.
●김수민 기자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놀이기구를 타기 전과 비슷한 설레는 표정을 한껏 머금고 있다. 매표소에서 미리 발권한 티켓을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엔 먹거리를 들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내 케이블카 안은 서울의 경치를 담는 카메라 셔터 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한편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에겐 상대적으로 여유가 느껴진다. 소풍 온 가족, 데이트 나온 커플, 관광 온 외국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남산의 푸른 자연 속에서 저마다의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들 역시 셀카봉으로 자연 속 추억을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 경관
●김아람 기자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서울 시내의 빌딩숲이 서서히 장엄한 모습을 드러낸다. 오밀조밀 모여 있는 주거지역부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고층 건물까지. 바삐 돌아가는 도심을 작은 창을 통해 잠시나마 여유롭게 관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면, 걸어 올라가는 길은 여름을 떠나보내기 아쉬워하는 푸름 가득한 녹음이 눈을 편안하게 한다. 중간 중간 도심 경관을 가장 멋지게 찍을 수 있는 ‘포토 아일랜드’가 마련돼 있으니 멋진 시간을 렌즈에 담고 싶다면 지나치지 말 것.
●김수민 기자 케이블카 위에서는 서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통유리 너머로 펼쳐지는 탁 트인 경관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뻥 뚫린다. 마치 기자가 거인이 되어 소인국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느낌도 든다. 걸어 올라가는 길에선 푸른 자연과 남산타워의 조화를 가까이서 눈에 담을 수 있고, 문화공간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거친 숨을 내쉬며 정상에 올랐을 때 펼쳐지는 화려한 서울 도심의 모습은 걸어 오른 자들을 위한 보상과도 같다. 하지만 그전에 마실 것을 반드시! 준비하라고 당부한다.

△ 만족도
●김아람 기자 케이블카는 편도 기준 6천원(대인), 3천500원(소인)의 가격이 책정돼 있다. 3분 남짓 되는 탑승시간으로 미루어볼 때 조금 비싸지 않나 생각한다. 휴일에는 30분 이상을 꼼짝 않고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하지만 기자처럼 저질 체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생각보다 걸어가는 길이 만만치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곳곳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 있어 힘들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으며, 정상에 다다랐을 때 느껴지는 선선한 가을바람은 성취감까지 안겨준다.
●김수민 기자 케이블카는 시간 절약과 체력소비 면에서는 걸어 올라가는 것보다 만족스럽다. 그러나 탑승시간은 경관을 충분히 즐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편도 티켓을 구매해 올라갈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내려올 때는 걸어오는 것을 추천한다. 걸어 올라가는 길로 ‘서울성곽길’을 택한 것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가장 빨리 정상에 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탐방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체력이 마음 같지 않은 당신, 땀 흘리지 않고 누구보다 빠르게 정상에 도달하고 싶은 당신, 청명한 하늘을 마주하며 서울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은 당신. 돈 아까워 말고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는 것을 추천!

도심 속 푸른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당신, 가족, 연인, 친구 그 어떤 누군가와 대화가 필요한 당신, 어김없이 다이어트를 결심한 당신. 운동화 신고 두 발로 씩씩하게 걸어 올라가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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