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우보(虎視牛步)의 꾸준함
호시우보(虎視牛步)의 꾸준함
  • 임수현 기자
  • 승인 2015.11.04 13:10
  • 호수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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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初心)이 중요하다. 초심을 잃지 말라고들 한다.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 이것을 우리는 초심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시작할 때 ‘잘 해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 ‘꼭 해야겠다’, ‘반드시 해내겠다’와 같은 막연한 생각을 한다.


매년 연말, 그 다음해의 계획을 세울 때와 똑같다. 매년 말 우리는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계획을 세운다. 1월, 2월은 지키는가 싶더니 3월이 되면 이내 다이어리를 손에서 놓아버린다. 어느새 책장에는 앞부분만 빽빽하게 적혀있는 다이어리로 가득하다. 초심은 있지만, 그것을 이어나갈 ‘열심’과 ‘뒷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작심삼일이라고 한다. 마음먹은 게 삼일밖에 안가서, 4일이 되면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다짐을 한다. 초심을 가진 사람 중 20%는 열심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기자의 학창시절을 예를 들어 이야기 해보겠다. 고등학교 1학년 첫 중간고사에서 평균 85점을 맞았다. 그 당시 반에서 12등, 전교에선 140등이었다. 너무 큰 실망을 한 나머지 그날 꼭 전교 10등 안에 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학창시절의 초심은 그렇게 시작됐다. 곧바로 집 앞 독서실을 등록했고, 매일 학교에서 야자가 끝나면 바로 독서실을 향했다. 공부든 뭐든 지기 싫은 마음에서 불타는 의욕으로 매일 새벽 2시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기말고사는 평균 91점으로 반에서 4등, 그 다음엔 93점으로 반에서 2등, 결국 1학년 마지막 고사 땐 94점으로 반 2등과 전교 14등을 기록하며 2학년에 올라갔다. 정말 열심히, 남들보다 한 시간이라도 더하려고 애를 썼다. 


그렇게 고2, 고3을 전교 10등 안으로 졸업했다. 하지만 막상 대학생이 되고나니 지쳐버렸다.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아있어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뒷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초심은 있다. 하지만 열심과 뒷심이 부족하면 목표도, 꿈도 이룰 수 없다. 초심, 열심, 뒷심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은 아마 뒷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파이팅 넘치고 의욕 있게 시작하더라도, 뒷심이 없으면 이내 다시 처음이 된다. 이것 때문에 그동안 많은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극복하는 방법, 이 뒷심의 비밀을 공유하고자 한다. 뒷심은 다른 말로 하자면 바로 꾸준함이다. 호시우보(虎視牛步),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걸으라는 뜻이다. 늦지만 한발 한발, 신중하고 꾸준하게. 거북이가 토끼를 경주에서 이길 수 있었던 힘도 바로 이 꾸준함이다. 


매주 12면의 신문을 만드는 일 역시 꾸준함의 연속이다. 오늘자로 지령 1400호를 맞이한 단대신문은 앞으로도 뒷심을 바탕으로 초심, 열심을 되새길 것이다. 이후의 신문도 초심으로, 꾸준하고 열심히 독자를 위해 발로 뛸 것이다.

임수현 기자
임수현 기자

 3212025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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