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 상업화로 얼룩진 ‘PPL의 후예’, 그 후…

태양의 후예 김보미 기자l승인2016.05.24l1411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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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크에 상주한지 어연 3년차다. 재작년 서대영 상사와 죽을 고비를 넘겼음에도, 나는 군인으로서 미인과 노인과 여자를 보호하자는 소신을 지키고 있다. 이곳 우르크의 햇살과 바닷물은 변함없이 찬란하며 강모연 선생도 여전히 예쁘다.

저 멀리서 아이시스처럼 맑은 그녀가 다가온다. “유시진 소령님, 거기서 혼자 뭐하세요?” “유독 예쁜 거랑 닮은 강선생을 생각 중입니다” “치 농담은… 여기 홍삼스틱이나 드시죠.” 아 참, 난 드디어 소령으로 진급했다. 그 힘든 걸 자꾸만 해내는 내가 대견하다. 하지만 강선생과 서상사가 없었더라면 꿈도 못 꿨을 일이다.

“헛 둘, 헛 둘… 단결!” 강선생이 떠나자 서상사를 선두로 태백부대원들이 모래바람을 몰며 달려온다. 아침조회를 막 마친 그들의 손엔 초코파이가 하나씩 쥐어져 있다. “빅보스 것도 몰래 챙겨놨지 말입니다.” “역시 어려운 일은 항상 서상사님이 하십니다.” 서상사와는 이제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사이가 됐다. 투박하게 정을 건넨 그의 손은 얼마 전 윤명주 중위와 맞춘 J사의 약혼반지로 반짝인다.

◇저녁에는 자동주행이 가능한 H사의 자동차에 강선생을 태우고 우르크 시내를 만끽한다. 마음까지 예쁜 그녀는 저녁 데이트시간 틈틈이 지난 주 대지진으로 크게 다쳤던 아이들을 간호한다. 빈손으로 갈 수 없다며 야무지게 K사의 아몬드도 챙겼다. “이런 센스로 매력발산 그만합니다. 이미 반했는데….” “당신의 이상형이니까요.”
부대로 돌아오자 윤중위와 서상사가 티격태격 O사의 중탕기로 삼계탕을 만들고 있다. “서상사, 이 버튼을 눌렀는데 닭이 무사하지 않으면 어떨 거 같은데?” “너의 말을 듣지 않았던 모든 시간들을 후회하겠지.” 다행히 삼계탕은 맛있게 조리됐고, 그렇게 우리 넷은 늦은 저녁식사를 함께한다.

◇복귀 후 서울에서 편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다시금 우르크를 택했다. 수많은 추억들이 남아있고, 아직까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 오늘도 우르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태백부대원들과 의료팀의 노력은 계속된다. 빅보스 송신 완료-

◇방송심의위는 이달 11일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방송심의 규정 제47조(간접광고)위반으로 권고 처분했다. 실제 이 드라마는 사전제작시의 제작비 충당을 위해, 총 10개의 협찬사로부터 30억원이 넘는 비용을 지원받았다. 38.8%라는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던 방영 당시에도 과도한 PPL이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중국수출까지 대박나자 해당 물품들도 덩달아 불티나게 팔렸다.

하지만 종영 이후의 에피소드를 유추한 윗글을 읽으면 황당함과 알 수 없는 씁쓸함까지 느껴진다. 상업화로 물든 현대의 한국 드라마가 ‘스토리’란 본질을 되찾아서, 보다 개연성 있는 극의 흐름과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길 바란다.  

<眉>


김보미 기자  spring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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