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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국인재아카데미 강은수(교양학부) 원장 김태희 기자l승인2016.09.06l수정2016.09.06 22:22l141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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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음악엔 소통과 감동이 담겨 있다”

“교육자의 역할은 곧 어머니의 역할”

Prologue

클래식 음악은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준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11번’,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등 100년을 훌쩍 넘긴 곡들이 아직까지 사랑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년이면 작곡가 데뷔 30년에 들어서는 우리 대학 강은수(교양학부) 교수 역시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달하기 위한 곡을 쓴다. “좋은 음악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강조한 그녀. 그렇기에 그녀에게 음악이란 존재는 더욱 특별하다.
작곡가로서 살아남기 힘든 한국의 음악 환경 속에서 가장 많은 창작곡 발표회를 열 수 있었던 이유와 본업을 잠시 미루고 우리 대학 단국인재아카데미(이하 단인아)의 원장을 맡게 된 이유 등 그녀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작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집안 분위기의 영향이 가장 컸다. 1남6녀 중 막내딸로 태어나 언니들이 악기 다루는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다.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합주단 활동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접했고, 그렇게 작곡가의 길까지 택하게 됐다.

▶본격적으로 작곡을 공부하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
1989년도에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생활 3년 동안 학업에만 전념해 브레멘대학교 대학원 음악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유학을 마치자마자 음악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곡가로서 기반을 확고히 다진 것 같다.

▶작곡가에게 ‘데뷔작’이란 상당히 의미가 깊다. 작곡 발표회를 처음으로 연 것은 언제인가.
1987년 1월 27일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첫 작곡발표회를 열었다. 이를 기점으로 진정한 작곡가로 거듭났다고 생각한다. 데뷔 30년 차를 바라보는 지금도 그때만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다.

▶데뷔 30년차라니, 굉장히 경력이 길다. 활동기간동안 어려움은 없었나.
당연히 많았다. 그러나 작곡 활동에서 오는 어려움보다는 우리나라 음악시장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왔던 어려움이 컸다.

▶음악시장 자체의 어려움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가.
작곡가의 음악회는 연주자의 음악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을 무대 위에 올리려면 연주자의 손을 필연적으로 거쳐야 한다. 음악이란 연주자와 청중이 무대현장에서 함께 어우러져야 비로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기획과 협찬 등의 경제적인 부분부터, 연주자를 구하고 무대를 디자인하는 일련의 과정 모두를 작곡가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적 어려움 때문에 실제로 작곡을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

▶본인의 경우는 이러한 외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일에 대한 열정 하나로 여기까지 버텨왔던 것 같다. 작곡이 내 존재 자체라고 생각한다. 생활비를 줄여서라도 계속해서 작곡을 이어갔다. 작곡은 내 인생에 있어 보석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특별히 애착가는 곡이 있다면.
2009년도에 작곡한 <미사 살렘>이라는 곡이다. 이 곡은 ‘음악이 있는 마을’이라는 합창단의 초대로 2천8백석 규모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됐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
또한 내적인 이유로는 곡을 쓰면서 받았던 영감이 특별했다. 종교와 관련된 곡을 많이 쓰지 않았는데, 이 곡은 신앙고백인 한편 성인이 되는 아들을 생각하면서 쓴 곡이기도 하다. 부모로서 드는 안도감과 사회로 나가는 젊은이에 대한 감정, 그런 젊은이에 대한 축복이 곡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음악에선 영감이 중요하다. ‘음악적 영감’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영감이라는 것이 마냥 샘솟을 수는 없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에디슨의 말처럼 작곡에서도 영감이 모든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영감은 단지 시작점에 불과하다. 이후의 모든 과정은 작곡가 개인의 노력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창작곡 발표회를 열었다. 곡을 쓰는 과정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과 좋은 곡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소통이다. 소통하는 곡이야말로 좋은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감동을 주는 곡 말이다. ‘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나의 인생은 어떤 것일까’ 등의 깨달음을 전달해주는 것이야말로 음악의 역할이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클래식과 같은 전통음악에는 관심이 없고 대중가요만 찾는다.
기자에게 음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음악을 감성의 예술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논리의 예술이라고 생각하는가?

▶감성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음악은 논리의 과정이다. 비유하자면 음악은 소리로 공간을 만드는 건축이다. 그래서 음악을 듣는 데 있어서 건물을 지을 때와 같이 구조를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대중음악은 감성적이고 직설적이다. 말로써 모든 것을 표현하고 리듬은 단조롭다. 청취라기보다는 단순한 듣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중가요만의 장점도 있지만 음악을 편식하기보다는 골고루 들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2013년도부터는 본업인 작곡가 활동을 미루고 우리 대학 단인아의 주임교수로서 새로운 시작을 했다.
그로 인해 작곡활동에 3년의 공백이 생기는 등 어려움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느꼈던 감정들이 있었기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간단히 활동소개를 하자면, 단인아는 쉽게 말해 ‘고전독서 프로그램’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자유인, 교양인, 사회인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졸업생들이 사회로 나가면 막상 배운 것이 없는 것 같아 공허감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단인아는 고전독서를 통해 이런 공허함을 채워주고자 만들어졌다.

▶음악만큼이나 단인아에 대한 애착도 큰 것 같다.
어머니의 역할에는 낮도 밤도, 밑도 끝도, 더위도 추위도 없다는 말을 한다. 단인아 원장의 역할은 이러한 어머니의 역할과 같다. 매 순간 학생들을 위해 어머니처럼 살뜰히 노력하려 한다.

▶[공/통/질/문] 본인을 표현하는 색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에는 내가 직접 답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묻고 싶다. 기자가 봤을 땐 나를 표현하는 색이 무슨 색이라고 생각하나.

▶‘분홍’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열정을 표현할 때 빨강을 많이 사용하는데, 빨강은 지나친 열정 같다. 교수님의 열정은 넘치거나 과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절제된 열정이라는 점에서 분홍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사실 좋아하는 색깔은 파랑이지만(웃음) 그렇게 말해줘서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감하게 실패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음부터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어정쩡하게 살다 보면 내가 나를 모르게 된다. 실패해야 더욱 큰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Epilogue

손가락에 배겨 있는 깊은 굳은살, 서랍에 빽빽하게 자리 잡은 연습용 오선지들, 수많은 악보와 연주회 팸플릿…. 그녀의 연구실은 온통 작곡에 관한 것 투성이다. 왜 작곡이 그녀 삶의 전부인지 한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새삼 작곡가의 길이 얼마나 힘든지도 느껴졌다.
문 밖을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그녀의 열정에 찬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마치 한편의 음악회를 감상한 듯, ‘삶의 모든 것은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던 그녀의 말처럼.


김태희 기자  3213057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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