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을 앞둔 그대에게

김익재 기자l승인2017.03.14l수정2017.03.14 21:10l1422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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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것 같지 않던 기나긴 겨울이 등을 돌리고, 시간이란 녀석은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새 학기를 눈앞에 던져놓았다. 방학이라는 한 단어가 주는 포근함과 여유로움은 기억이란 퍼즐의 한 조각이 되었고, 다시 찾아올 그 느낌을 그리워하며 기다릴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또 한 번의 변화를 온몸으로 겪어내었다. ‘과연 이것이 인생에서 몇 번째 변화이고 앞으로 얼마나 남은 것일까’하는 질문을 허공에 띄워본다.

 

기자는 변화가 주는 새로움과 신선함이 여전히 낯설고 두렵다. 새로 산 하얗게 빛나는 깔끔한 신발보다는 아직은 내 발에 편하고 곳곳에 쌓여있는 먼지가 주는 익숙함이 좋다. 친숙함이 주는 맛과 멋을 다시 한번 음미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하지만 이러한 즐거움도 잠시였다. 언제부터였을까, 어제보다 오늘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것이 무척이나 힘겹고, 호기롭던 예전의 모습은 더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가오는 변화에 ‘잘 해야겠다’ 혹은 ‘반드시 해내겠다’와 같은 지나친 완벽함을 불어 넣어 결국 스스로 뛰쳐나갈 원동력을 잃어버렸다.

 

웅덩이에 고여 있는 물은 언젠가 썩게 마련이다. 한가함에 익숙해져 노력하는 법을 잊는 자는 결국 퇴보와 직면하게 된다. 이제는 자신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며 작은 물꼬를 트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작은 시도가 어느새 자신을 흐름의 끝 넓은 대양으로 인도할지도 모른다. 기자는 그 첫 걸음이 학보사에 지원하여 취재하러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기사를 쓰기 위해선 항상 주변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취재를 위해서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말을 붙이기 부지기수, 다양한 사람의 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 건넨 ‘잘 지내냐’는 무심한 안부 인사에 많은 친구가 그동안의 마음속 응어리를 녹여내었다. 출발선을 막 뛰어넘은 이 순간, 스스로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처럼 지나친 걱정보다는 유유히 한 번 그 흐름 속에 나 자신을 흘려보내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렇다면 언젠가 흐름의 중심에 굳게 서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자신을 재촉하며 몰아세우지 말았으면 한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이것 역시 과정의 일부일 뿐이니까.

 

어쩌면 우리는 변화가 주는 기쁨의 태양을 등지고서 안일함의 그림자만을 바라본 것은 아닐까. 그토록 찬란한 눈부심이 두려워 의도적으로 피했던 것은 아닌지 한번쯤 자신만을 위한 고민을 해보자. 그리고 이제는 알 수 있다. 고개를 돌려 사방을 둘러보면 주변에는 참 많은 웃음과 눈물이 있다는 것을.

 

오늘도 붉게 노을 진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조용히 이어폰을 끼고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대여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김익재 기자  3213105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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