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에 맞서는 약자의 자세

김태희 기자l승인2017.04.11l1425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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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돈·돈 기획’의 취재를 마치고 든 의문이 있다. ‘그래서 이 많은 돈이 어디에 쓰이는 건데?’라는 의문 자체가 기획 의도였지만, 부끄럽게도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버렸다. 

과학생회비와 입학금은 각각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돈임은 분명하다. 만약, 과학생회비를 없앤다면 올바른 학생 자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입학금 역시 일괄적으로 폐지해버린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등록금 인상 등의 방향으로 학생들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온다. 무조건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규정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사용 목적을 알려주지도 않은 채 오로지 납부만을 요구한다면, 이는 약자에 대한 강자의 횡포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학이라는, 학생회라는 강자에 맞서기에 일반 학생은 너무나 나약하다.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과 생활을 할 수 없다’, ‘입학금을 내지 않으면 학교에 다닐 수 없다’고 말하면 수용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암묵적 합의를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아니다. 약자에게도 강자의 횡포에 맞설 수 있는 강한 무기가 있다. 바로 관심이다. 실제로 지난 몇 개월간 우리는 관심의 힘을 눈으로 목격했다. 관심이 모여 커다란 힘을 만들어냈고 이를 통해 헌정 사상 최초 대통령 파면이라는 기적을 만들 수 있었다. 


그만큼 민주주의 사회에서 관심의 힘은 강력하다. 모든 변화는 관심을 갖는 데서 시작한다. ‘나는 괜찮아. 누군가가 해결해주겠지’라는 생각은 아무것도 해결될 수 없다. 베일에 가려진 돈도 문제이지만,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예산 투명화를 바라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우린 어둠 속에서 넘어지며 살아가요. 갑자기 불을 켜면 탓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 영화 ‘스포트라이트’ 대사의 한 구절이다. 스포트라이트는 ‘게오건 사건’을 다룬 실화기반의 영화이다. 게오건 사건은 게오건 신부가 30년간 아이들을 성추행했지만, 추기경을 비롯해 지역 주민까지도 이를 묵과하고 있던 사건이다. 이는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팀이 취재하면서 밝혀지기 시작한다. 


이들이 취재하기 전까지는 지역 주민, 관계자 등 수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음에도 수년간 이 문제에 대해 방관 혹은 침묵을 고수하고 있었다. 우리 주변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의 삶은 너무나도 고달프다. 처음으로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청년 실업률 역시 역대 최고이다. 말 그대로 어둠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용기를 내 불을 켜보자. 비록 지금보다 더 험한 길,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펼쳐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앞에 켜진 그 한 줄기의 빛은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을 밝혀줄 것이다. 

 

 

 


김태희 기자  3213057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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