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다페스트 인문지리지

부다 왕궁과 세체니 도서관 장두식(일반대학원) 초빙교수l승인2017.11.21l1435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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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너 강가를 거닐다 보면 세체니 다리 위의 웅장한 부다 왕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13세기 몽골의 침공으로 에스테르곰에서 부다로 천도를 한 후 벨라 4세에 의해서 건설된 왕궁이다. 부다 왕궁은 뜻하지 않은 외적의 침입 때문에 지어졌기 때문에 처음에는 모자람이 많았다고 한다.

왕궁의 모습이 격을 갖추게 된 것은 15세기 ‘헝가리의 세종대왕’으로 일컬어지는 개혁군주 마티아스 1세에 의해서였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마티아스 1세는 왕궁을 돔 형태의 르네상스 양식으로 재건축했던 것이다. 당시 헝가리국력에 걸맞은 왕궁이었지만 오스만 투르크 점령 시절 많이 파괴되고 변형됐다. 18세기 합스부르크의 여군주 마리아 테레이지는 헝가리를 지배하면서 왕궁을 증축하고 여러 건물을 새로 건설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확장했다.

왕궁은 현재 국립미술관, 국립도서관, 역사박물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술관은 인상파전이나 피카소전 등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시되는 작품의 양과 질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이다. 3천 포린트 정도의 약간 비싼 티켓 가격이 아깝지가 않다. 특별전이 없을 때도 헝가리의 국보급 미술품이 상설 전시되어 있으니 들어가 봐도 좋다. 로만 카톨릭의 성화와 성물들과 헝가리의 역사화 등 아우라 넘치는 작품을 보면 관광 투어를 벗어나 문화 답사로 빠져들 수 있다. 미술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저절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실의 화려함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왕궁은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됐다.

왕궁 미술관 뒤편에는 국립도서관, 일명 세체니도서관이 있다. 이 도서관은 2014년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1번 A장조(K.311) 일명 `터키 행진곡'의 친필 악보가 발견되어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도서관이다. 특히 UNESCO 세계 기록문화 유산인 ‘코르비니아나 컬렉션’은 로마의 바티칸 도서관 다음으로 규모가 큰 르네상스 시대 자료실이다. 작가 이태준의 말처럼 책이란 “인공으로 된 모든 문화물 가운데 꽃이요 천사요 또한 제왕이기 때문에 물질 이상”의 존재다. 이런 책들의 거처인 도서관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일 수밖에 없다. 세체니 도서관은 움베르또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수도원 도서관처럼 아직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신비한 책들이 숨겨져 있는 유럽 고문서의 보물창고다. 도서관 회랑을 따라서 걷다 보면 낡았지만 새로운 속삭임들이 신비롭게 들려온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재의 국립 세체니 도서관이 이전을 한다고 한다. 헝가리 정부의 리겟 프로젝트(Liget project)에 의해서 국립미술관과 함께 시민공원에 건설되는 복합 문화단지 속으로 이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헝가리 정부는 부다페스트 복원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사회주의 시절 이전으로 부다페스트를 복원하자는 운동이다. 복고가 첨단 문화가 되기는 한국이나 헝가리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장두식(일반대학원) 초빙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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