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를 맞아 학생들이 돌아오면서 여름 내 텅 비었던 강의실과 세미나실, 학과사무실에 젊음의 열기가 가득하다. 그들의 새로운 지식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신학기의 대학캠퍼스에는 출발선의 긴장감이 한껏 충만해있다.
학교도 폭염을 이겨내며 새로운 학기를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방학 중에 발표된 교육부의 대학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자율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기술혁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직제개편까지 단행함으로써 이미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새로움을 찾아 나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한 인간과 조직만이 새로운 세상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중반에 사회의 변화를 읽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섰던 사람들에 의해 이뤄졌다. 그들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분업을 선택했고, 분업으로 단순해진 공정을 담당할 단순한 기계를 발명했으며, 여러 대의 기계를 한꺼번에 돌리기 위해 증기기관을 생산현장에 도입했다. 이런 변화를 제1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고 있다.
19세기 말부터는 경쟁이 격화되면서 각종 신기술의 발명이 촉진됐고, 이런 신기술을 활용하여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사람들은 물질적인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으며, 전기와 자동차 등을 통해 신세계를 체험했다. 이런 변화를 제2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면 컴퓨터가 등장했고, 인터넷에 의해 모든 컴퓨터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컴퓨터의 정보들은 유통되고 융합되어 생산을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높였다. 이것이 제3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변화이다. 이제 우리는 정보통신의 발달을 기반으로 유비쿼터스, 모바일인터넷, 인공지능 등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차원의 기술혁신이 나타나는 소위 ‘제4차 산업혁명’을 맞고 있다.
이런 일련의 기술혁신으로 인해 수없이 많은 새로운 직업이 나타나고, 전통적인 직업들이 사라졌다. 공장노동자가 가내수공업자를, 자동차 운전기사가 마부(馬夫)를,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관련 기술자가 타자수와 교환수를 대체했다. 기술혁신으로 인해 변화된 세상은 과거의 인재들을 버리고 새로운 사고와 기술을 체득한 새로운 인재를 요구했던 것이다.
해방 직후 많은 지식인들이 이념대립에 골몰하고 있을 때, 우리는 최초의 민족사학을 설립해 민족을 이끌어 나갈 인재를 양성한 혁신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바로 지금이 혁신의 유전자를 되살려 급변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가 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이제 신학기를 맞은 우리 모두의 출발이 새로운 시대로의 힘찬 출발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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