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인문 - 오에 겐자부로 『읽는 인간』
  • 손나은 기자
  • 승인 2019.03.05 23:27
  • 호수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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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행간을 ‘읽는 인간’이 되기 위해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저     자     오에 겐자부로 책이름     읽는 인간 출판사     위즈덤 하우스 출판일     2015. 7. 23페이지     p.256
저 자 오에 겐자부로
책이름 읽는 인간
출판사 위즈덤 하우스
출판일 2015. 7. 23
페이지 p.256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흐릿한 상황에서, 독서에 대한 바른길을 찾도록 도와준다.”

‘읽다’라는 행위는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은 ‘읽다’를 ‘어떤 글이나 말을 특정한 방식으로 풀이하다’로 정의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생각하는 ‘읽다’는 이보다 넓은 범위를 의미한다. 그는 ‘어떤 글의 행간을 이해하고 전체적인 맥락을 의식하다’는 의미로 ‘읽다’를 사용한다. 같은 내용을 다뤄도 독서와 대학 강의실의 이론 강의 수강이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기자는 교양 수업에서 배운 문학과 성 관념 수업을 막연히 떠올렸다. 그리고 어느 날 읽은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을 기억했다. 청각이나 시각과 같은 감각적인 자료는 전자의 경우가 훨씬 다양했는데, 남아있는 기억은 후자의 경우가 압도적이었다. 이는 단순히 교수와 나의 입장이 달라서였을까, 아니면 작가의 말대로 글의 흡입력의 힘이란 말인가.

기자는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얻었다. 예시로, 직접 체험하지 않은 일련의 사건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다른 이를 통해 생각이 전달되는 강의는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해도 설득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직접 글을 읽으며 작가의 생각과 경험을 인지할 경우 대신 체험을 한 듯 마음 깊이 남는다. 위의 설명대로 읽기를 통해 쓰는 이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하루를 살며 무언가를 읽어내지 않는 날은 없다. 간단한 연락 하나조차도 우리는 문자로 소통하니 말이다. 모든 문장은 쓰는 이의 감정을 담고 있다. 그런 문장들이 모여서 엮인 책을 통해 우리는 감동하거나, 슬퍼하거나, 분노하기도 한다. 기자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 감정을 찰나의 기분으로 소비하며 넘겼던 여러 책장을 되짚어 보고 싶어졌다. 읽어내야 할 것은 감정만이 아니었다. 제대로 읽은 글이었다면 그 순간으로 나를 스쳐 가지 않고 지금까지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씀으로 해내는 일이 있다면 읽음으로 해내는 일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 글 사이의 맥락을 해석하며 논리를 옹호할 수 있고, 그에 대해 반발할 수도 있다. 우리의 생각은 여러 방향으로 흔들리며 시시각각 바뀌다 제 자리를 찾는다. 그 반향의 도착이 항상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대로 고여있다가 썩기보다는 어느 쪽으로든 흐르는 것이 낫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우리는 쓰는 인간인 작가에 맞춰 ‘읽는 인간’이 될 필요가 있다.

손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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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onn20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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