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이다
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이다
  • 강혜주
  • 승인 2019.09.17 09:21
  • 호수 14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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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란 늘 불만스럽죠. 삶이란 그런 거예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길이 과거에 머물고 싶어 하는 아드리아나에게 건넨 말이다.


뉴스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말한다. 통계청의 객관적인 지표가 이를 뒷받침하니 마냥 앓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 청년 세대의 스펙은 전례 없던 고(高)스펙을 자랑한다. ‘3포 세대’도 이제는 옛날 말이다. 현재 청년들은 미래를 위해 ‘5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를 외친다. 그만큼 자기계발에 더 집중하지 않으면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만연하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청년 세대를 겨냥한 힐링과 위로가 대세다. 서점에 갔더니 베스트셀러를 전시해 두는 책장엔 격려의 문구가 적힌 책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만큼 청년들이 많이 지쳐 있다는 뜻일 수도, 혹은 갑갑한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위로의 문장 속으로 숨는 것일 수도 있다. 


기자는 종종 대학 생활과 인간관계에 지칠 때면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현실을 마주할 자신이 없으니 어딘가로 피하고 싶어서 하는 말이다. 생각해보면 고등학생 시절은 지금보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더 힘들던 시기였다. 4시간도 못 자던 날들의 연속과 끊임없는 경쟁으로 과열됐던 때였으니까. 그런데도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책임의 무게가 가벼웠던 그 시절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자가 기사를 쓰고 있는 현재도 순식간에 곧 과거가 된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었고, 곧 다시 어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묶여 있는 건 몽상가와 다름이 없다. 이미 지나 돌아오지 않는 허상을 꿈꾸고 있으니 말이다. 늘 중요한 것은 현재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Carpe diem”, 현재를 즐기라고.


단대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학업과 취재를 병행해야 하고, 회의와 마감은 매주 있으며, 방학 때는 외부 취재도 다녀야 한다. 게다가 인터뷰 요청은 수없이 거절당하고, 항상 보도 거리를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직접 학우들에게 의견을 듣고, 여러 외부 인사들과 인터뷰도 하며, 단대신문을 안 했더라면 만나볼 일도 없었을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참 매력적인 일이다. 


기사를 쓰는 건 항상 힘들고 때로는 벅찬 일이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며 맡은 일을 해나가다 보면 기사가 쌓이고, 신문이 발행된다. 기자가 사회에 나가서 다시 기자를 직업으로 삼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적어도 이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는 사실은 분명 좋은 양분으로 남을 것이다.


오늘 활짝 핀 꽃은 내일 져버릴지도 모른다. 세상은 넓고, 지금이 아니면 만끽하지 못할 일들이 차고도 넘친다. 기회를 잡기 위해 아무리 큰 노력을 쌓아도 잡지 못하면 결국 허사가 된다.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를 후회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자.

강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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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river@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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