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감염병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감염병
  • 금유진 기자·박아영 수습기자 정리=이서연 기자
  • 승인 2020.05.20 01:57
  • 호수 14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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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의 하나부터 열까지
일러스트 박두진 기자

Prologue

코로나19의 기승으로 WHO(세계보건기구)는 감염병 경보 최고 위험 등급인 ‘팬데믹(세계적 유행) 상태’를 선언했다. 현재 각국의 경제와 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격변이 일어나며 세계가 감염병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병원체인 미생물이 생물체에 옮아 증식해 일으키는 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 감염병. 의학적 설명이 아닐지라도 ‘감염’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부정적 인상으로 인해 이를 피하고자 감염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지금부터 3대 감염병을 통해 감염병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감염병은 왜 발생할까
‘호환마마보다 두렵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류 최초의 감염병은 ‘마마’라고도 불렸던 두창(천연두)이다. 이를 포함해 많은 감염병이 존재하지만 계속해서 새롭게 발생하기 때문에 전 세계의 감염병 종류 총집계는 어렵다. 그중 현재 우리나라의 법정감염병은 86종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질병 발생에 꼭 필요한 병원체, 숙주(인간), 환경이 충족됐다는 것이다. 3대 요인설에 따르면 병원체가 강해지고 숙주는 약해지고, 환경이 숙주보다 병원체에 유리하다면 질병의 발생과 유행이 잘 일어난다. 하지만 이 중 한 가지라도 이와 반대 상태에 있다면 큰 유행이 발생하지 않는다. 요즘 뉴스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꼭 착용하세요”, “외출 후 손을 꼭 씻으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3대 요인 중 환경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어떤 감염병이 있을까, 대표 감염병 TOP 3
➊ 신종플루
신종플루는 신종 인플루엔자라는 이름의 줄임말로, 미국에서 발생해 2009년 국내 75만 명의 확진자를 남긴 강력한 독감 바이러스다. 이는 감염 환자의 호흡기로부터 방출된 바이러스 입자를 들이마신 사람에게 발생하며 다른 병과는 다르게 고열을 동반한다는 뚜렷한 증상이 있다. 과거에는 건강한 사람도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컸으나 현재는 국내 계절 독감으로 분류된다. 이는 코로나19와 다르게 ‘타미플루’라는 백신을 두고 있다.


➋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라고도 불리는 이 질환은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된다. 발생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낙타와의 접촉에 의한 감염이 보고됐다. 2012년 4월부터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했고 주요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 5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총 186명 감염 및 38명 사망으로 전 세계에서 감염자가 두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됐다.


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코로나19의 병원체는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다. 주요 증상은 폐렴 등 호흡기 증상 및 발열이지만 무증상 감염 사례도 존재한다. 박쥐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있으나 정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작년 12월 중국 우한시로부터 처음 보고됐다. 감염 경로는 비말, 확진자와의 접촉이고 공기 전파의 가능성도 있다. 어제 오전 0시 기준 우리나라의 확진자는 1만1천65명이고 사망자는 263명이다.

 

감염병 치료 과정은
감염병은 항생제 또는 백신으로 치료할 수 있다. 박테리아를 치료할 때 쓰이는 항생제는 미생물이 생성한 물질로 세균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한다. 반면 바이러스는 박테리아와 달리 숙주 없이 스스로 분열할 수 없으므로 이들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을 사용한다.


백신이란 질병 예방을 위해 병원체에서 나오는 독소를 아주 약하게 만든 인공 항원이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항원의 다양성이 크고 변이가 잦다. 예를 들어 독감은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조금씩 달라 독감 백신은 1년마다 재접종이 권고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바이러스가 병원체인 감염병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어렵다.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병원체가 인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면역체계를 회피하는지 등을 파악한다. 그리고 병원체를 유정란에 배양·증식 후 독성을 약화한 뒤 바이러스에 맞는 원액을 배합한다. 마지막으로 임상시험의 단계를 거친다.


한편 보체 시스템을 이용한 치료법도 있다. 보체는 감염원을 가장 빨리 인식·파괴하고 면역 세포들과 상호작용하는데 이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 보체 시스템이다. 우리 대학 변종회(생명과학) 교수에 따르면 항체는 이 보체 시스템을 활성화해 바이러스를 제거하기도 한다. 변 교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들의 항체를 추출 후 환자에게 투입하는 요법이 에볼라 바이러스 케이스에 사용됐다”며 “코로나19 환자에게도 시행되고 있지만 많은 환자에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어려움으로 인해 “빨리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에게 물었다. 바이러스 Q&A
Q1. 바이러스는 어떻게 우리 몸을 해칠까?
바이러스는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이 가능할 정도로 매우 작지만 세포 내로 들어가면 강한 힘을 발휘한다. 세포를 변형시켜 자신을 복제하도록 만드는데, 한 마디로 세포를 접수해 자신을 증식시키는 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이 변이돼 우리 몸을 해친다. 면역 세포가 변이된 세포들을 인지하며 면역반응이 시작되지만, 이 반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또 다른 세포와 조직의 감염이 시작돼 만성 또는 급성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초기 면역반응이 너무 과도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Q2.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는 방법은?
가장 쉬우면서 효과적인 방법은 ‘회피 전략’이다. 병원성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곳은 적극적으로 피하고 개인적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로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Q3. 우리나라의 4단계 국가 감염병 위기 경보는?
1단계는 해외에서의 발생 및 유행 상태인 ‘관심’, 2단계는 국내로 유입된 경우인 ‘주의’, 3단계는 국내 전파가 시작된 ‘경계’, 4단계는 감염병이 전국으로 확산된 ‘심각’ 단계이다. 우리나라는 심각 단계를 신종플루와 코로나19에 발령했다.

 

Epilogue

역병이 도는 시기의 국민은 두려움을 느낀다. 커진 각자의 걱정과 불안은 자칫 잘못된 혐오와 폭력성을 불러올 위험성이 있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 감염병보다도 더 전염성이 강한 대상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우리의 불안과 공포가 아닐까?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정보 마련과 기초적 수준의 자가 방역을 통해 단단한 자가 백신을 세우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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