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욱 늘어나는 매력, 크로크무슈! 너무 맛있슈!
쭈욱 늘어나는 매력, 크로크무슈! 너무 맛있슈!
  • 조성건 수습기자
  • 승인 2020.06.18 03:09
  • 호수 14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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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크로크무슈

<조리 순서>

1. 식빵에 버터를 얇게 펴 바른다.

2. 버터 위에 체다 치즈를 한 장 올린다.

3. 센 불에 익힌 슬라이스 햄 두 장을 치즈 위에 올린다.

4. 그 위에 식빵을 얹고 모차렐라 치즈로 덮어준다.

5. 약한 불에 치즈가 녹을 때까지 익히면 완성.

TIP. 취향에 따라 계란을 추가하면 고소함과 식감이 뿜뿜!

일러스트 심예지 수습기자
일러스트 심예지 수습기자

과제 폭탄에 기말고사 준비까지. 매일 밤늦도록 열정을 쏟다 보니 요즘엔 영 입맛이 없다. 살기 위해 차린 밥상은 결국 몇 숟가락 뜨지 못하고 남겨버리기 일쑤. 밥 대신 라면으로 끼니 때우는 것도 한두 번이지, ‘간단하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뭐 없을까?’ 생각하던 찰나, 눈앞에 식빵이 보였다. 이거다! 작년 프랑스 여행 중 빵집을 들렀었는데, 종류가 많아 메뉴를 고르기 어려웠다. 한참 고민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이 ‘크로크무슈’를 추천해줬다. 그 짧은 인연이 합석으로 이어졌는데, 그때 그가 나에게 크로크무슈와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당시 잘 들리지 않는 외국어 속에서도 기억나는 딱 한 단어는 “Easy(쉽다)”였다. 만들기도 쉬운데 심지어 맛있다니! 곧바로 크로크무슈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재료는 식빵 두 장, 버터 조금, 슬라이스 햄, 모차렐라와 체다 치즈가 전부다. 취향에 따라 계란 프라이를 얹어 먹기도 하지만 오늘은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계란은 넣지 않기로 했다. 따로 손질해야 할 재료도 없고, 치즈가 녹을 때까지 기다릴 인내심만 있으면 끝! 과제 스트레스도 날리고 요리 시간도 확인할 겸, 최근 장안의 화제인 노래 ‘깡’을 틀었다.

먼저 식빵 한 쪽을 꺼내 버터를 펴 발랐다. 얇게, 골고루 발라줘야 씹었을 때 입안에 버터의 풍미가 퍼지기 때문에 버터나이프를 이리저리 휘둘렀다. 버터 발린 빵 위에 납작한 체다 치즈를 한 장 올리고 인덕션에 불을 올렸다. 달궈지는 프라이팬이 마치 크로크무슈를 먹을 생각에 달아오른 내 마음 같았다. 슬라이스 햄을 센 불에 살짝 익혀 치즈 위에 얹고 그 위를 식빵으로 덮어줬다. 마무리로 식빵 위에 모차렐라 치즈를 듬뿍 뿌리고 뚜껑을 덮어 약한 불에 치즈를 녹여줬다. 기다림에 지쳐 인내심이 바닥날 무렵 올라오는 고소한 냄새에 이때다 싶어 뚜껑을 열었다. 애타는 마음을 달래줄 크로크무슈가 완성됐다.

알맞게 익은 치즈와 버터 특유의 식욕을 돋우는 냄새까지, 일단 비주얼은 합격.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크로크무슈를 한입 크기로 썰어 입에 넣었더니 역시. 버터, 치즈, 고기의 환상적인 조합은 언제나 배신하지 않는다. 가공된 햄의 짭조름함과 빵 속에 있는 체다 치즈, 겉에 있는 모차렐라 치즈의 고소함이 함께 어우러져 수평선 너머를 달리고 그 길을 버터의 풍미가 축복해주는 맛이었다.

▲ 노릇한 치즈가 돋보이는 크로크무슈
▲ 노릇한 치즈가 돋보이는 크로크무슈

 

요리를 시작할 때 반복 재생으로 틀어놨던 ‘깡’을 5번 완곡했으니 크로크무슈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5분이다. 기말고사 준비와 과제로 지친 당신, 아침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입맛도 없을 때 단 15분만 투자해보자.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당신에게도 화려한 조명이 비추게 될 테니까. 마지막으로 자신 있게 외쳐본다. 크로크무슈! 너무 맛있슈!


한 줄 평

이렇게까지 맛있을 줄 몰랐다. 치즈가 많이 들어가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오히려 그게 신의 한 수였다. 기사를 읽고 크로크무슈를 만들 당신에게도 권한다.

“치즈 묻고 더블로 가.”

 

조성건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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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p_gunny@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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