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살하고, 혼란스럽고, 당황케 하는 것
묵살하고, 혼란스럽고, 당황케 하는 것
  • 박아영 기자
  • 승인 2021.03.23 11:18
  • 호수 14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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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사회 – 제임스 볼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이 도서는 기자의 주관적인 추천 도서입니다.>

"무한한 정보 속 거짓말을 솎아내고 싶은 당신에게"

 

저   자     제임스 볼
책이름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출판사     다산초당
출판일     2020.11. 11.
페이지     p.400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한창인 근래, 백신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급증하면서 가짜뉴스도 덩달아 전 세계에 떠돌아다니고 있다. 기자 또한 관련 소식에 귀 기울이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관심을 두는 만큼 백신 관련 가짜뉴스를 많이 접하게 됐다. 실제로 “백신을 맞기 전 삼겹살을 먹으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시물이 지난 18일 기준 2만 명에 가까운 이들에게 공유됐다. 결론적으로 해당 글은 거짓으로 판명됐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주장의 사실 여부는 중요시되지 않은 채 각종 소셜 미디어에 거론됐으며 불안한 국민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기자는 이처럼 가짜뉴스로 혼란스럽고 당황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발견했다. ‘진실보다 강한 탈진실의 힘’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현재 우리 사회 현실을 절실히 나타내고 있다. 대중들은 뉴스나 정보를 읽을 때 거짓을 선별해 진실한 내용만을 받아들인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대중들이 믿는 정보 중 상당수는 왜곡되거나 부풀려진 거짓 정보가 포함돼있다. 저자는 이러한 정보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에 관해 설명하며, 왜 우리가 그들의 유혹에 넘어가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그의 경험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진실이 신발을 신을 때, 거짓말은 이미 지구 반 바퀴를 돌았다.” p.312

 

책에서 개소리(Bullshit)란 사실 와전, 반쪽짜리 진실, 터무니없는 거짓말 모두를 포괄하는 용어로 즉 ‘진실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개소리꾼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유리한 발언을 할 뿐 그것의 사실 여부는 개의치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기자는 거짓말보다 더 큰 진실의 적이 개소리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저자가 말하길, 국민은 팩트체크라며 진실 검증에 목숨을 다하지만 허무맹랑한 소문은 그보다 앞서 세상을 지배한다. 이유는 다양하다. 가짜뉴스가 판치는 온라인은 참과 거짓을 분간할 실질적인 방법이 없으며 조회 수를 위해서라면 독자의 편견을 부추기는 기사를 적극 보도하는 언론사와 개인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독자는 정보를 읽을 때 ‘필터 버블(개인 성향에 맞춰 필터링 된 정보에 갇히는 현상)’을 작동하기에 자신이 필요한 것만을 취사선택해 더욱더 개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기자는 평소 음식을 살 땐 유통기한과 원재료명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정작 인터넷 정보를 확인할 때는 의심 없이 받아들이던 모습이 생각나 부끄러워졌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며 기자와 같은 생각을 했다면, 당장 서점에 달려가 이 책의 표지를 넘겨보길 바란다. 허무맹랑한 가짜 뉴스에서 벗어나 진실을 마주하는 기회가 될 테니.

박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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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young@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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