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경대-샘 월튼의 성공 조건
화경대-샘 월튼의 성공 조건
  • 변호걸
  • 승인 2004.04.16 00:20
  • 호수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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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사회성 발달이론으로 유명한 미국의 정신분석학자인 에릭슨(E. Erikson)은 한 개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영아기(0세-1세)라고 하였다. 왜 영아기를 중요하게 인식하였는가하면, 이 시기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라는 인성이 형성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신뢰감의 획득 여부가 한 개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았다. 여기서 아이가 갖는 신뢰감이라는 것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획득되는 최소한의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은 감성이 기초가 되어 한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토대이자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신뢰는 아이에게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게 하고, 진취적이고 창조적인 인간으로 자라나게 만든다는 것이 에릭슨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한번의 신뢰감이 평생을 좌우하게 된다라는 이야기다. 그만큼 인생의 가치에서 신뢰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실, 에릭슨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신뢰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서는 이미 동서고금을 통해 공통적으로 강조되어온 덕목의 하나이다. 특히 동양문화권에서는 이 가치를 인성 발달에 있어 매우 요소로 인식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첫 단추를 잘 꿰듯 한번 잘 꿰어진 신뢰의 구축은 한 개인이 성공하는 밑거름이자 비결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가족이나 조직 속에서, 타인이나 조직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하게 되면, 그것을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로 남게 되기도 한다. 인간사에 있어 믿음, 신뢰, 신의, 신용을 목숨처럼 믿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회는 건강성을 유지하는 사회라고 말해도 그리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믿음과 관련하여 보다 중요한 점은 어느 조직이든 간에 이 믿음에의 가치가 공유되면 될수록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작든 크든 한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해, 아니면 그 조직이 발전하기 위해 그 첫 번째의 전제조건이 개인이든 조직이든 공유된 신뢰의 구축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겠다. 제 아무리 능력 있고 탁월한 재주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그 능력과 재주는 한갓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법이니까?
다들 알다시피 슬럼프에 빠졌던 한국 축구를 월드컵 4강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한 히딩크 감독의 성공도 축구협회와 팬들의 일관된 지지와 신뢰의 기반 위에서 가능하였다. 그가 한국 대표선수들에게 보낸 아낌없는 찬사를 통한 신뢰의 구축이 선수들에게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축구를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래서 히딩크의 성공을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율적 리더십의 표본으로 곧잘 말해지고 있다. 또 월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 또한 자사의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덕분”이라고 간결하게 대답한 것으로 기억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국가의 발전과 운명도 결국 누가 얼마나 국민적 신뢰를 얻고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리더가 되는가에 달려있다고 본다. 솔직히 우리나라 정치적 리더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많은 부분에서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다 주었다. 그러면서 또 자기들을 선택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말 이번에는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를 안겨다주는 리더들을 뽑아야 되는 데, 또 어떤 사람들을 뽑을지 이리 저리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말한 훌륭한 리더는 “백성이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지도자”까지 바랄 수 없다하더라도 말이다.
변호걸<안양과학대 교수>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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