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월드컵을 위해
모두를 위한 월드컵을 위해
  • 신동길 편집장
  • 승인 2022.11.22 16:04
  • 호수 149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드컵 이주노동자

◇ 지난 20일 세계인의 축제라 불리는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다. 화려한 개막식과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들과 잘 구비된 시설은 축제의 느낌을 늘씬 풍겼다.

 

◇ 최첨단 냉방 시설이 갖춰진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은 카타르의 더위를 잊을 정도로 시원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정부도 신축 호텔과 경기장 사이를 잇기 위해 세 개의 지하철 노설을 신설하는 등 축제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 그러나 이번 월드컵을 마냥 ‘축제’라고 바라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최 준비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42도의 카타르 더위를 22도까지 낮추기 위해 경기장을 새로 지었지만, 막상 경기장을 짓는 인부들은 노예 수준의 취급을 받았다.

 

◇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카타르 현지인이 아니라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 돈을 벌기 위해 카타르까지 온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수는 250만여 명이다. 카타르의 정식 시민권자인 40만 명의 6배보다도 더 많은 수치다.

 

◇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빈곤한 국가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보호 장비는 커녕 휴식 시간조차 충분히 보장받고 있지 못한 채 일했다. 결국 6천 500여 명 이상이 숨졌다. 사인은 과로와 폭염에 따른 돌연사가 대부분이었다.

 

◇ 세계 각국의 축구팬들은 이러한 인권 문제에 반감을 드러냈고, 인권을 중요시하는 프랑스에서는 이를 문제 삼아 거리 응원을 전면 취소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피의 월드컵’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다.

 

◇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그러나 월드컵을 축제가 아닌 고통의 장으로 느낀 이들도 적진 않았으리라. 진정으로 ‘모두’가 함께 즐기는 월드컵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신동길 편집장
신동길 편집장 다른기사 보기

 dgshin2271@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