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도 돈과 빽으로 가리는 시대인가
‘학폭’도 돈과 빽으로 가리는 시대인가
  • 신동길 편집장
  • 승인 2023.03.07 15:49
  • 호수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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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 최근 학교폭력 가해를 했던 유명인들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드라마 <더 글로리>의 흥행이 이러한 폭로 열풍에 기름을 붓기도 했지만, 사실 학폭은 이전부터 사회 문제로 꾸준히 제기된 이슈였다.

◇ 인기 반열에 오른 라이징 스타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폭로를 당한 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건 꽤 흔한 일이다. <불타는 트롯맨>의 우승 후보 황영웅씨와 큰 인기를 끌던 유튜버 ‘지기 TV’ 또한 학폭 논란 이후 유튜브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처럼 학폭 이슈는 본인과 관련한 논란이 대부분이다.

◇ 그러나 이번엔 다른 느낌의 폭로로 사회가 들썩였다. 학교폭력 가해자 아들을 감싸기 위해 돈과 빽 모든 것을 이용했던 정순신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다. 정 변호사가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직후 그의 아들이 고교생때 학폭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가해자로부터 여러 차례의 언어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극단적 시도를 하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 정 변호사의 아들이자 가해자의 말이다. 다행히도 이 말처럼 그 재판에서 승리하진 못했지만, 돈과 법조계 인맥이 있는 부모는 집행정지신청만 3차례, 3심까지 소송을 진행하며 아들의 강제 전학을 1년이나 미뤘다.

◇ 7번의 불복 과정을 거치는 동안 가해자는 피해자와 1년 정도를 더 지냈다. 학교폭력 가해에 대한 징계로 이렇게까지 길게 끈 적이 없었다. 그러나 돈과 빽이 있으니 불가능은 없었다. 왜 가해자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왔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 자신의 빽과 돈을 이용해 자식이 무슨 일을 하더라도 감싸고 돈 아비의 잘못일까? 아니면 이러한 아버지의 권위와 위치를 이용해 아무 잘못 없는 동급생을 자살 기도까지 내몬 그 아들의 잘못일까. 그냥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는 얘기밖에 할 말이 없다.

신동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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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shin2271@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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