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신문’이라는 역사의 거친 초고(礎稿)
‘단대신문’이라는 역사의 거친 초고(礎稿)
  • 김진희 홍대신문 편집국장
  • 승인 2023.09.05 14:11
  • 호수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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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홍대신문 편집국장

 

필자가 편집국장으로서 만든 신문에 대한 평가를 남에게 부탁한 적은 많다. 하지만 타 신문의 비평문을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사 소재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타 학보사 신문을 뒤적거린 적은 많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은 것 또한 처음이다.


신문의 얼굴인 1면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역동적인 농구 경기 사진이었다. 사진 속 선수들의 잔상은 필자가 마치 농구 경기 관중이 된 듯한 짜릿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사진으로 시선이 분산돼, 더 중요한 주제인 혁신융합대학 신설을 다룬 기사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또한 체계를 도식화한 일러스트가 조금 더 큰 크기로 배치됐다면 독자들이 복잡한 학사제도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뒤 2면과 3면에는 단국대 학생에게 꼭 필요한 학교 소식이 모여 있었다. 학교 내 사건들의 진상을 취재하고 학생들의 불편을 지적하며, 학내 여론 형성에 이바지한다. 이는 학보사의 존재 이유로서 필자는 맨 앞의 세 면만 보고도 단대신문이 학보사의 기능을 다하고 있음을 느꼈다. 다만 1면과 마찬가지로 그래프의 크기가 작았던 점이 아쉽다.


단대신문만의 특색이 담겨있다고 생각한 기사는 4면 ‘취업’ 지면의 기사들이다. 단순히 동문과 인터뷰한 내용을 싣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일터에 어떻게 입사했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에 더해 취득한 자격증 정보 등 학생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도 실렸다. 그 밑에는 본교 출신 창업가를 인터뷰한 기사가 있었다. 이 두 기사를 통해 단대신문이 학생들의 진로에도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 5면에 실린 지역의 소식과 사회 이슈 코너도 눈에 띄었다. 특히 지역 소식과 관련해 지도를 실은 점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가장 재밌게 읽은 기사는 9면에 실린 박일환 변호사와의 인터뷰다. ‘이 유튜버에겐 악플을 쓸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다.’라는 유쾌한 도입부와 모든 인터뷰 대상자에게 던지는 ‘공통 질문’이 인상 깊었다. 다만 공통 질문을 좀 더 눈에 띄도록 지면 배열을 수정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외의 기사 중 대충 넘긴 부분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신문이 알차게 구성됐다.


필자가 받아 든 신문은 종간호인 만큼, 신문사 임기를 마치는 기자들이 작성한 퇴임의 변이 실렸다. 신문사에 몸담아 매 순간 치열하게 살았을 그들에게, 그리고 선배의 뒤를 이어 단국대학교라는 역사의 거친 초고를 기록하고 있을 기자들에게 이 글을 빌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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