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세계에 사는 존재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와 다른 세계에 사는 존재를 사랑한다는 것은…
  • 신이수
  • 승인 2023.09.05 14:34
  • 호수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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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멘탈> 속 한 장면이다. 
출처: 월드디즈니컴퍼니코리아

<엘리멘탈>을 관통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사랑과 공존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형식과 방법엔 제한이 없다. 이를테면 가족 간의 사랑, 연인 간의 사랑, 자신을 사랑하는 과정 등 범위가 다양하다. 불과 물의 사랑이라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 싶을 수도 있다. <엘리멘탈>은 사랑과 공존이 우리에게 주는 낭만과 행복이 녹아들어 있다. 이는 엠버와 웨이드를 통해 다름을 극복하고 함께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네 안의 밝은 빛 날 살아가게 만들어
주인공 엠버는 아버지 아슈파의 가게인 ‘파이어 플레이스’를 물려받기 위해 손님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진상 손님을 응대하다 보면 언제나 엠버는 불같이 화를 내며 폭발하고  아슈파가 이를 수습한다. 이런 엠버가 우연한 계기로 웨이드를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엠버는 타인에게 공감하는 방법을 배운다. 물과 불은 함께 할 수 없다고 누구나 말했고, 엠버와 웨이드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닿았을 때 그들은 꺼지지도, 증발하지도 않았다.


이 영화는 그저 아름다운 다른 원소끼리의 공존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어린 시절 어떤 환경에서도 모두를 위해 피는 꽃 ‘비비스테리아’를 보러 간 엠버와 아슈파는 불 원소라는 이유만으로 배척당하고 비비스테리아를 볼 수 없었다. 엠버가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당시 보지 못한 비비스테리아가 아름답게 피어나던 장면은 모두를 위한 꽃이지만 모두에 속할 수 없었던 엠버가 비로소 ‘모두’가 됐음을 느끼게 했다.


오직 나만이 정할 수 있는 정체성
엠버는 자신이 가게를 물려받아 부모님의 희생에 보답하는 방법이 모두가 행복할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웨이드를 만나며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결국 엠버는 가게를 물려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파이어 랜드를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감으로써 엠버의 부모님도 진심으로 그를 응원한다. 그 과정에서 엠버는 도약하고 성장했으며 독립했고, 파이어 랜드를 떠나면 불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는 할아버지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했다. 엠버가 불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웨이드와 사랑하듯이 자신의 정체성은 그 어떤 요인도 정할 수 없다. 오직 자신만이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고난이 있는 사랑 이야기는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그들이 넘어야 할 고난이 높으면 높을수록 대중을 끌어들였기 때문에 그러나 <엘리멘탈>은 기존 사랑 이야기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최악의 상성인 주인공들이 교감하는 이야기를 통해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모두를 사랑할 수 있다는 주제를 던지기 때문이다. 서로 다름을 사랑하는 것이 부족한 시대, 엠버와 웨이드처럼 먼저 다름을 품어보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신이수 기자 2leesu@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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