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김포
‘탈' 김포
  • 송주연 편집장
  • 승인 2023.11.21 14:14
  • 호수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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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2년 10월 12일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을 때 콜럼버스는 ‘유레카!’를 외쳤을 것이다. 그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미지의 세계, 분명 임자 없는 땅이라고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곳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바로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따라서 “이미 임자가 있는 땅을 ‘발견'했다”라는 말은 어폐가 있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은 원주민들에겐 그 자체로 비극의 시작이었다. 아메리카 대륙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그 땅을 빼앗은 정복자에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가 떠들썩하다. 국민의 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는 이달 20일 김포를 포함해 구리, 하남 등 경기도 도시들의 서울 편입 절차를 한 번에 진행하는 ‘행정통합특별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민의 힘은 앞서 김포의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요점은 김포시민들은 편입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김포시만으로 범위를 좁혀도 찬성(36.3%)보다 반대(61.9%)가 훨씬 많았다. 원주민들이 반기지 않는 서울시와 여당의 편입 추진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김포시가 서울시에 편입되면 마냥 좋기만 할까. ‘메가서울’을 만든다는 것. 콜럼버스가 이미 발견한 대륙을 신대륙이라 명명한 것처럼 그저 잘살고 있었던 김포시를 신대륙이라 띄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신대륙의 원주민은 쫓겨났다. 스스로 탈출(脫出)한 것인지 이탈(離脫)된 것 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김포의 주민들이 신대륙이라는 달콤한 속삭임에 속아 본인들의 땅을 뺏기지 않길 바랄 뿐이다. 벌써 김포의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들썩이는 김포의 땅에서 중심을 잡을 것인가. 김포에서 이탈될 것인가. 알량한 정치계의 속삭임에 넘어가지 않는 김포 주민들의 명확한 판단이 중요한 시기이다. 

 

 

송주연 편집장 zooyeo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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