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탕후루로 대한민국에 달콤 왕가(王家)를 만들다
3,000원 탕후루로 대한민국에 달콤 왕가(王家)를 만들다
  • 구예승 기자
  • 승인 2023.11.21 14:28
  • 호수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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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훈(52) 달콤나라앨리스 대표

어린시절 가난으로 겪은 아픈 기억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 내밀고파

새로운 기부 문화 만들고자 선행
취업이 아닌 꿈을 위한 선택해야

달콤 파삭한 설탕 코팅을 한 입 베어 물면 팡 터지는 과즙. 2023년 대한민국은 ‘탕후루’ 신드롬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탕후루 열풍의 당당한 주역, 대한민국 대표 탕후루 프랜차이즈 매장인 ‘왕가(王家)탕후루’는 현재 전국 500여개의 가맹점과 함께하고 있다. 메뉴 개발부터 홍보까지, 탕후루 왕가(王家)를 만들어낸 정철훈(52) 달콤나라앨리스 대표를 만났다.

 

- 창업스토리가 궁금하다.

“길거리를 거닐다 노점에서 파는 탕후루를 처음 먹어봤다. 정말 맛이 없었다. 그럼에도 수요가 있는 것을 보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1년 반의 긴 연구를 거쳐 최상의 탕후루를 개발했고, 1호점을 오픈했다. 1호점이 아쉽게 문을 닫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실패 이유를 보완해서 재오픈을 했다. 당시에 가장 비싸고 유명했던 ‘샤인 머스캣’을 탕후루로 만들며 매출이 점점 늘었고 가게 확장을 시작했다. 확장을 막 시작하던 시기에 코로나19가 찾아와 여름 장사를 위해 구매한 냉동딸기 200톤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다시 확장을 시작해 현재의 왕가 탕후루를 만들 수 있었다.”


- 가맹점마다 일관된 맛을 유지하는 비결은.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배우는 것이 습득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사가 직접 현장으로 나가 3일 간 교육을 진행한다. 설탕 코팅은 다루기 어려워 본사에서 연구한 방법을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 달콤나라앨리스의 대표가 되기 이전의 삶은.

“20대 때 포장마차부터 시작해 세계 과자 할인점, 마카롱 가게 등 다양한 사업을 했었다. 때로는 직장도 다녀보고 영업도 했었다.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어릴 때부터 가진 꿈이 있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좌절하지 않고 노력하며 살아왔다.”


-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다. 시중의 다른 디저트들에 비해 당 함유량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판단해 가게를 오픈했고, 국가기관에서도 인증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단순히 당 때문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국회가 국정감사에 소환한 것이라 생각해 좋은 경험이었다.”

 

- 최근 탕후루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그러한 여론 때문에 매출에 큰 타격이 있었다. 그러나 진실은 왜곡될 수 있으나 언젠가는 밝혀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언론에서 조회수를 유도하기 위해 왜곡된 콘텐츠를 많이 만든다. 젊은 친구들이 이런 것들을 보고 배울까 걱정되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

정철훈 대표가 오른손에는 탕후루, 왼손에는 연구노트를 들고 밝게 미소짓고 있다.  
정철훈 대표가 오른손에는 탕후루, 왼손에는 연구노트를 들고 밝게 미소짓고 있다.  

- 새로운 레시피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나.

“건강한 탕후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부터 10년가량 건강 공부를 열심히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CJ와 R&D를 맺어 다양한 레시피를 연구 중에 있다. 최근에는 비타민과 유산균, 식이섬유를 강화하고 칼로리를 절반으로 줄인 레시피를 개발하며 당 흡수량을 절감하는 등의 더 건강한 탕후루를 만들고 있다.”

 

-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은.

“나 또한 20대 창업을 시작해 실패를 거듭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도끼가 있다고 생각한다. 녹슨 도끼로 나무를 베려면 10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날카롭게 날을 간 도끼는 2시간 만에 나무를 벨 수 있다. 20대 때는 아르바이트와 같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세무적 지식과 법률적 지식을 이해하는 자세가 준비돼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도끼를 날카롭게 만드는 20대를 지내고 창업을 시작하면 좋겠다.”

 

- 기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난하게 태어나 가난하게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3,000원짜리 탕후루를 사는데도 오랜 시간 고민을 하는 아이들에게 탕후루를 나눠주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느꼈다. 누군가는 도움의 손길이 없어 재능이 있지만 펼치지 못하고, 아파도 수술을 못 받는다. 이렇게 안타까운 상황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기부를 하기 위해 전국의 지자체를 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찾았고, 직원과 협력업체, 가맹점주까지 마음을 합했다. 내 꿈을 보고 다른 이가 꿈을 꿀 수 있듯이 이러한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향후에 또 기부를 하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죽는 날 무덤에 `참 열심히 살았다', `최선을 다해 살았다'라는 문구를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나만의 ‘천개의 퍼즐’을 가지고 있다. 일종의 버킷리스트인데, 처음에는 100개였다가 200개, 300개씩 늘어 지금은 1,000개가 됐다. 지금까지 760개를 이뤘다. 힘들 때마다 퍼즐을 보며 끼워넣기 위해 좌절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240개의 퍼즐 조각을 맞춰야 한다. 내 삶의 희망을 만들어 준 퍼즐이기에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싶다.”

 

- 신문을 읽는 단국대생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를 먼저 설정해라. 그 후에 그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직업을 선택해라. 20대는 원하는 삶이 아닌 취업과 직업을 먼저 선택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안정을 위해 원치 않는 직업을 선택해버리면 그 선택만큼의 꿈만 꾸며 살아가야 한다. 일본의 ‘코이’라는 잉어는 어항에서 키우면 8센티까지 자라지만 강가에서 키우면 1미터까지 큰다. 큰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통해 희망과 설렘을 가진다면 강가의 코이처럼 거대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실패 속에서도 달콤한 설렘을 잃지 않게 해준 정철훈 대표의 ‘꿈’. 정철훈 대표가 전하는 꿈의 메시지를 간직해 우리만의 퍼즐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어떨까. 여기저기 흩어진 퍼즐 조각들이 미완성된 우리의 삶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 완성하는 순간, 우리의 삶에도 달콤함이 아득하게 느껴질 것이다.

 


구예승 기자yeseung@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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