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제를 창조해야 하는가
어떤 문제를 창조해야 하는가
  • 김예성(국어국문4)
  • 승인 2024.03.05 14:40
  • 호수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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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호텔 어메니티(Amenity) 정말 좋대”, “약간의 페널티(Penalty)가 있을 수 있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고 말하는 영어 단어이다. 오늘도 우리는 이런 단어들을 스쳐 지나가고 있다. ‘잠실아크로디에이치래미안쌍용예가하늘체트레지움’, ‘충남내포신도시1차대방엘림더퍼스티지’ 이는 여러 아파트 이름을 합친 게 아니라 한 아파트 이름이다. ‘대방’, ‘해맑음’, ‘민들레’ 한글로 지으면 이렇게 간단한데, 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지어야 아파트값이 올라가 영어로 짓는다고 한다. 이에 입주민들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명을 제대로 몰라 건설사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아파트 이름이 예전보다 길고 어려워 택시 기사에게 손님이 아파트 이름을 줄여 말하기도 하며, 택시 기사는 이를 잘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다. 또한 내비게이션에 긴 아파트 이름이 검색되지 않아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영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짐에 따라, 영어 잘하기는 필수요소가 되었다. 영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이유는 한국어로 말하고 표기하는 것보다 영어로 말하고 표기하는 것이 좀 더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어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버스와 택시와 같이 대체할 단어가 없거나, 성과 관련된 단어를 순화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수준을 넘어 사람들에게 불편을 줄 정도로 남발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시대, 이런 현상은 다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소수를 위한 현상이다. 이미 널리 퍼진 이 현상을 뿌리째 엎어버릴 순 없지만 이러한 현상을 멈출 필요가 있다. 한자를 모르는 백성을 위해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지만 이제 영어를 잘 못 읽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문자를 창조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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