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와 함께한 봄, 12번째 선수로 녹아들다
K리그와 함께한 봄, 12번째 선수로 녹아들다
  • 김준원 기자
  • 승인 2024.03.19 14:49
  • 호수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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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K리그1 경기 직관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이 응원석에서 열렬한 응원을 하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이 응원석에서 열렬한 응원을 하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K리그에 대한 인식은 이러했다. 그러나 더는 그렇지 않다. 해외 축구와 국가대표 축구 경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K리그 역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 2월 잉글랜드 축구 대표 출신인 제시 린가드의 파격적인 K리그 이적이 성사됐다. 린가드의 이적은 개막 전부터 수많은 축구 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기자는 선풍적인 K리그 흥행 열기에 함께하고자 이달 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경기가 펼쳐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다녀왔다.

 

기자는 오후 2시경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도착했다. 경기가 시작하기까지 약 2시간 30분이 남았지만, 경기장 인근은 이미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또한 주변에서는 홈팀인 인천 유나이티드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경기 전까지 즐길 거리를 찾던 기자의 눈에 ‘슈팅 이벤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 이벤트는 정해진 곳에 공을 차서 일정 점수 이상을 기록하면 상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동안 쌓아온 축구 실력으로 반드시 상품을 받겠다고 다짐하며 자신만만하게 줄을 섰지만, 많은 사람이 몰린 탓에 줄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1시간가량 줄을 섰지만 기자의 차례까진 한참이나 남은 것처럼 보였고, 경기 시작 10분을 남기고 경기장에 입장해야만 했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웅장한 응원가가 경기장을 메우고 있었다. “내 사랑 인천의 피치 위에서! 인천의 피치 위에서 내 삶을 시작하노라!” 기자가 예매한 홈팀 인천 유나이티드의 응원석에서는 경기 시작 전부터 응원 단장을 필두로 열렬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양팀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경기 중 상대의 진영으로 공격이 전개될 때면 양팀 응원석에선 열띤 함성이 들려왔고, 공격 기회를 놓칠 때면 아쉬움 가득한 탄성도 들렸다. 이러한 모습은 기자로 하여금 팬들이 얼마나 경기에 몰입하고 있는지 깨닫게 해줬다.

 

또 인천 유나이티드의 깃발을 흔들며 목이 쉴 듯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은 그들이 팀에 자부심과 애정을 얼마나 가졌는지 절로 느껴졌다. 기자는 1만 5060명이 찾은 경기장의 열기에 어느새 꽃샘추위는 잊고 90분간 인천 유나이티드의 응원전에 동참했다. 90분간의 뜨거운 경기는 원정팀 수원FC의 승리로 종료됐지만, 각 팀 팬의 표정은 승패와 상관없이 웃음꽃으로 가득했다.

 

경기를 보기 전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이 있었다. 11명이 한 팀인 축구지만, 장내 아나운서는 12명을 소개한다. 선발 선수 11명의 소개가 끝난 후 마지막 선수로 ‘팬’이 소개된다. 기자는 경기가 끝나고서야 12번째 선수의 의미를 깨달았다. 선수들은 피치에서, 팬들은 응원석에서 각자 치열한 경기를 펼치고 있음을. 두 경기가 합쳐져야 비로소 축구라는 ‘스포츠’가 완성되기 때문임을. 그렇기에 축구는 선수와 팬이 함께 만들어가는 스포츠인 것이다.

 

 

김준원 기자 junwon122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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