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의무 중 학점 취득… “너무 어려워요”
국방 의무 중 학점 취득… “너무 어려워요”
  • 이승민·황유림 기자
  • 승인 2024.03.19 15:08
  • 호수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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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군 이러닝 강좌 2개뿐
홍보 부족해서 재학생 몰라
예비군 참여해도 보강은 자유
훈련에 따른 ‘수업 결손’ 생겨

헌법 제31조 제1항에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 이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군인에게도 해당된다. 현재 우리 대학은 군 휴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총 2개의 강의가 학기마다 열리고 있다. 군(軍) 이러닝 학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본지가 취재팀을 가동했다. 

 

한 학기 당 최대 6학점 인정 
여야가 청년층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정치권은 사병 처우 개선으로 사병을 포함해 군 장병이 수강하는 원격강좌 이러닝의 수강료를 기존 80%에서 100%까지 지원하고 원격강좌·학점인증제 참여 대학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군 복무로 인해 휴학하는 군인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의 하나로 군 이러닝 제도가 있다. 군 이러닝은 병역법 제73조에 의해 군 복무 중인 휴학생이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여 학점을취득할 수 있는 제도이다. 군 복무 중 학업을 병행할 수 있어 우리 대학에서도 매년 군 휴학생들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군 휴학생을 고려해 많은 양의 이러닝 과목을 개설·운영하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군 휴학생 규모에 비해 군 이러닝 과목 수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예비군의 학습권 보장 또한 풀리지 않는 대학의 과제이다. 만약 성적이 인정되더라도 예비군 훈련 당일 듣지 못한 수업을 다시 제공받지 못하는 건 여전하다.


군 이러닝은 우리 대학 홈페이지가 아닌 나라사랑포털 군 이러닝 사이트에서 수강 신청, 취소가 가능하다. 우리 대학은 학칙 시행세칙 제4조 제6항에 따라 군 복무 기간 이러닝을 통해 한 학기당 최대 6학점을 인정한다. 따라서 군 복무 기간인 18개월 동안 총 18학점 인정이 가능하지만, 훈련소 기간과 자대 배치 기간을 제외하면 18학점까지 듣기는 어렵다. 또 한 학점당 9만원이지만, 국방부와 병무청의 지원을 통해 군 이러닝 수강자는 수업료의 8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즉, 한 학기에 6학점을 들었을 때의 금액인 54만원 중 43만 2천원이 환급된다. 

 

군 휴학생들은 군 이러닝 수강신청을 통해 강의를 신청할 수 있다.
군 휴학생들은 군 이러닝 수강신청을 통해 강의를 신청할 수 있다.

2024학년도 1학기 우리 대학은 죽전캠퍼스에 <한의학과몸(3학점)>, 천안캠퍼스에 <자연과문화의이해(3학점)> 두 과목이 개설돼 있고 교차 수강이 가능하다. 
죽전캠 학사팀 조하영 군 이러닝 담당자는 두 과목이 개설된 것에 대해 “한 학기 최대 이수 가능 학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군 이러닝을 수강 중인 사회과학대 소속 재학생 A씨는 “군 이러닝 인정 학점을 개선할 필요성은 없지만, 개설된 과목이 2개뿐인 건 아쉽다. 다양한 분야의 과목이 개설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개설되는 강좌가 모두 영역별 교양에 해당하는데, 영역별 교양을 이미 모두 이수한 학생은 군 이러닝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군 이러닝 공격적 홍보 필요하다 
타 대학의 군 이러닝 현황은 어떨까. 인하대는 2024학년도 1학기 교양과목으로 14과목을 이러닝 과목으로 개설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많은 수의 이러닝 과목 개설이 가능했던 이유로, “매해 꾸준히 이러닝 교양 교과목을 자체 개발 및 제작하고 있다”며, “군 휴학생들의 학업 연속성 보장을 위해 SMS 및 메일 등 공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는 군 이러닝 과목 강의를 제작하는 대신, 한국열린사이버대 (이하 OCU)와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해 OCU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OCU 컨소시엄은 우리나라 총 86개 대학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사이버공간을 통한 대학교육과 학술교류가 이뤄진다. OCU 컨소시엄은 ▶각 대학에 포괄적으로 적용 가능한 다양한 이수 영역 강좌 ▶참여 대학의 교양교육 과정을 대체하는 강좌 ▶대학 단독 개설이 어려운 강좌 ▶최신학문 및 관심 분야 등의 강좌를 참여 대학에 제공한다. 

 

예비군 학생 ‘학습권’ 보장 필요
참여 대학은 OCU 컨소시엄을 통해 교육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OCU 컨소시엄을 통해 2024학년도 1학기 기준 60개 이상의 강의를 제공받아 군 휴학생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인하대와 서울시립대 모두 우리 대학과 수강 신청 인원, 수업 규모의 경우 모두 비슷하다. 

 

군 복무 중인 허준영(영미인문2·휴학)씨는 “군 이러닝 강좌를 2개밖에 수강할 수 없는 건 군 이러닝 강좌에 대한 관심을 떨어트리고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하영 담당자는 “OCU 컨소시엄 체결에 관한 검토 계획은 없으나, 유관 부서와 군 이러닝 수업 과목 증설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2024학년도 1학기부터 세종대는 군 이러닝 강좌를 증설하고, 서강대는 군 이러닝 인정 학점을 확대했다. 이처럼 타 대학들은 군인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군 이러닝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예비군 훈련 참여로 부득이하게 수업에 출석할 수 없는 재학생의 경우 유고결석을 통해 출석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 대학 웹정보 시스템을 통해 증빙서류(예비군 훈련필증)를 첨부해 유고결석을 신청하면, 교학행정팀의 검토 후 교/강사에게 전달된다. 교/강사의 유고결석 승인 후에는 수업 결손에 대한 개인 대안 및 지도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예비군 학습권 보장이 의무화 되었으나 아직 홍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신예지 예비군연대 담당자는 “예비군연대는 예비군 훈련 부여 및 교육 훈련을 담당하는 부서로 학과별 유고결석 협조 공문까지만 발송하고 있으니, 개인적 불이익이 발생했을 시 교학행정팀에 문의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군인 학습권에도 관심 가져야 할 때 
앞선 두 대학은, 군 이러닝에 대해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며 재학생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재학생들이 군 이러닝의 존재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다. 사회과학대 소속 재학생 A씨는 “군 이러닝 자체를 군대에 오기 전에는 아예 몰랐고, 군 이러닝 수강 관련 정보가 상세히 공지되지 않아 일일이 찾아보는 데에 답답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또 공공인재대 소속 재학생 B씨는 예비군 훈련에 대해 “지정 날짜에 훈련 참여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예비군 훈련 일자 지정 확대와 재학생들의 강의 일정에 따른 자율적인 훈련 날짜 선택 등의 방안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이다. 

 

 

이승민·황유림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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