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치킨 게임
끝나지 않는 치킨 게임
  • 송주연 편집장
  • 승인 2024.03.19 13:35
  • 호수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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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취재를 원하지 않습니다.” 어느 병원에 전화를 돌려도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았다. 왜 인터뷰를 해줄 수 없냐고 물어도 대답조차 듣지 못했다. 철저히 외부와의 노출을 차단하고 꽁꽁 싸매고 있다. 

 

의사들은 지금 지는 싸움을 하고 있다. 국민을 인질로 정부와 치킨 게임을 하고 있지만,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사들의 투쟁은 사회에서 본인들의 지위를 스스로 낮추고 있다. 의사들의 사명은 무엇인가. “의업에 종사하는 일원으로서 인정받는 이 순간에, 나의 일생을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 의업에 종사하는 의사로 인정받은 순간에, 의사로서의 인생을 인류 봉사에 바쳐야 한다.

 

대한민국은 의사를 늘려야 한다. 의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수가가 낮은 과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정부 정책의 본질은 의대 증원을 통해 의대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인데, 의사들은 이조차도 거부하고 있다.

 

또 하나의 아이러니가 더 있다. 버스 기사가 10년 동안 안전 운행만 하다가 사람을 친다면 어떻게 되나? 그에 합당한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다. 10년 동안 안전 운행만 한 사실과는 상관없이 직업적 책임을 질 것이다.

 

그러나, 의사는 이 소송에서도 본인들이 불합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왜 사회에서 전문직이 우대를 받겠는가. 왜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다루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가가 사회 인프라를 투자하겠는가. 버스 기사와 마찬가지로 직업적 책임에 따른 혹은 전문직이라는 사회적 혜택이 큰 직업이기에 책임도 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의사와 정부, 누가 핸들을 돌리고 돌진하는 대상이 될 것인가. 고통밖에 남지 않는 싸움 속 국민을 인질로 삼은 치킨 게임을 멈춰야 한다. 

 


송주연 편집장 zooyeo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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