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불면 떠오르는 4월의 그날
봄바람이 불면 떠오르는 4월의 그날
  • 송주연 편집장
  • 승인 2024.04.09 14:16
  • 호수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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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 따듯한 바람이 불어올지라도 4월의 바다는 살이 아릴 정도로 차갑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4월 16일 차디찬 바다에서 꺼져가는 생명들이 뭍으로 올라오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던 그날. 


세월호가 전라남도 진도 인근 해상에 침몰했다. 전체 탑승자 476명 중 304명이 사망·실종된 대형 사고였다. 세월호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이 325명 탑승해,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국민 모두에게 너무나 아픈 손가락이다. 그런 세월호 참사가 올해로 10주기를 맞는다. 누군가는 평화로웠을 일상에서, 모두 동일하게 전원 구조라는 오보와 번복되는 뉴스에 가슴이 내려앉길 수십 번이었다.


세월호가 침몰하며 저널리즘도 침몰했다. 방송사의 ‘전원 구조’ 오보, 타 방송사의 받아쓰기 보도로 인한 다발적 오보, 참사 당일부터 유가족들의 보험금을 운운한 비윤리적 보도, 참사에 쏠린 국민적 시선을 돌리기 위한 유병언과 구원파 논점 흐리기 보도 등 공감 능력 없는 언론들의 공격이 유가족들과 국민을 아프게 했다.


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광화문에 모이길 수백 번. 단식 투쟁을 하고, 삭발하고 온 힘을 다해 투쟁한 결과의 결실을 보았다. 2015년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고, 2017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출범했으며, 같은 해 4월 11일 세월호가 육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몇 년간 계속된 진상규명 속에서도 언론은 다시 한 발짝 물러나 관전하며 무책임의 역사를 적립했다.


최근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방영이 무산됐다. 세월호 10주기 다큐는 총선 8일 뒤인 이달 18일 방영 예정이었다. 공영방송마저도 세월호 참사의 10주기를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기록해야 한다. 4월이 되면, 한 번쯤은 뒤돌아서 2014년 4월 16일을 떠올리며,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할 참사를 막기 위해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

 

 


송주연 편집장 zooyeo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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