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조의 글로벌대학’ 성과 많아
새해도 역동적인 변화·혁신 이어지길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meta-intelligence) 시대다. 디지털 정보기술의 혁신은 지구촌을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하며 대학의 역할과 지식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초지능은 시공(時空)을 뛰어넘는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상징하는 초지능은 상아탑의 연구·교육·행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조합한 ‘올 라인즈(all-lines)’ 교육이 보편화함에 따라 대학은 전통적인 교수법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초연결·초지능 시대를 맞아 지식의 개념도 달라진다. 텍스트나 그림처럼 문서화가 가능한 아날로그식 ‘형식 지식(explicit knowledge)’은 고전이 되고 있다. 지금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개인적으로 체화한 경험 지식, 즉 ‘암묵 지식(tacit knowledge)’이 뛰어난 인재가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 예컨대 유명 셰프의 요리 비법, 세계 경제를 직관적으로 포착하는 경영 능력이 암묵 지식이다. 단순히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이 아닌 업무나 일상을 통해 체득한 경험과 기술, 문제해결 능력이 곧 미래 인재의 표상이다.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려면 대학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학생 선발부터 커리큘럼, 교원 채용, 강의법, 연구 평가 등 학사 운영을 혁신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무한경쟁 시대에 대학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패러다임 전환 시대에 생존하기 어렵다. 대학이 학생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초저출생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우리 대학은 그동안 많은 성과를 일궜다. 이미 2017년에 ‘다이나믹 단국(Dynamic Dankook) 2027’ 장기발전계획을 세워 도전과 창조의 글로벌대학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2024년 현재, 우리 대학은 능동·혁신·헌신의 ‘D3’ 인재 양성을 위해 미래 지향적 시스템을 갖추고 명문 도약의 길을 뚜벅뚜벅 걷고 있다.
특히 2024년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우리 대학은 정부의 ‘대학혁신사업’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디지털 교육혁신 플랫폼 구축, 유연한 학사제도, 내실 있는 진로 지원 등 다양한 혁신을 인정받았다. 또한 한국생산성본부가 선정한 국가고객만족도(NCSI)에서 국내 4년제 사립대 중 3위에 올랐다. 국내외 대학평가에서도 우리 대학은 순위가 상승해 글로벌대학 도약의 힘찬 시동을 걸었다.
대학 내부의 변화도 활발했다. 단국 브랜드 가치를 높일 16개 학과를 플래그십(Flagship)으로 선정했고, 학생 전공 선택권 확대를 위해 무전공 선발인원을 34%로 늘렸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프리무스 국제대학(PRIMUS, 최고·선두를 의미)을 설립했으며, 국제 여름학기에는 14개국 33개 대학에서 734명이 참가했다.
2024년의 혁신은 2025년에도 이어져야 한다. 창학 80돌인 2027년에 ‘다이내믹 단국’의 결실을 보려면, 구성원이 다 함께 열정의 땀을 흘려야 한다. 본지는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대학 법인과 본부는 더 담대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거버넌스가 시너지를 발휘할 때 동력은 배가 된다. 스티브 잡스가 “늘 갈망하고 우직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 앞에서 이끌라(lead from the front)”라고 강조했듯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둘째, 죽전·천안 캠퍼스의 개념 재정립이다. 바로 커뮤버시티(Commuversity)다. 우리 대학(University)이 두 지역(Community)의 문화·산업·교육·인재 메카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라이즈(RISE) 같은 정부 고등교육정책과 저출생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는 방안이다.
셋째, 교수의 마인드 전환이다. 교수법과 커리큘럼을 더 혁신해야 한다. 존 듀이는 “어제 가르친 대로 오늘도 그대로 가르치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 것(If we teach today as we taught yesterday, we rob our children of tomorrow)”이라고 했다. 제자가 암묵 지식을 갖추도록 가르치는 것은 스승의 책무다. 국제저널의 문도 활발하게 두드려 글로벌 연구력을 키워야 한다.
넷째, 직원의 마인드 전환이다. “교직원은 신이 감춰 둔 직장”이라는 우스개는 옛말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직원은 묵묵히 일한다. 그렇지만 더 능동적이고 더 창의적일 필요가 있다. 올해 한 대로 내년에도 그대로 일하는 건 존 듀이가 교원을 비판한 맥락과 다르지 않다.
다섯째, 소통과 공감 강화다. 단국 77년의 도전과 창조의 역사는 ‘구성원 모두의 노력과 열정을 하나로 모을 때 변화와 혁신이 가능하다’는 교훈을 던지고 있다. 개혁은 고단한 일이고 저항도 따른다. 그렇다고 멈칫해서는 안 된다. 2025년은 창학 80주년으로 향하는 ‘다이나믹 단국 2027’ 여정의 분수령이다. 구성원 간 소통과 공감의 장을 넓혀 모든 노력과 열정을 결집해야 한다.
초연결·초지능 시대에 ‘단국의 도전과 창조의 역사’는 계속된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끝자락의 결의이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의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