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대신문 모니터 / 지난호(1141호)를 읽고
단대신문 모니터 / 지난호(1141호)를 읽고
  • 전유준
  • 승인 2005.03.24 00:20
  • 호수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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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들의 목소리 찾기 어려워

4학년이 되면 슬럼프에 빠진다고 이야기를 듣곤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며, 매일 같은 학교 생활이 의욕을 잃게 하는 것 같다. 대학을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대학생답지 않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요즘 대학가를 거닐다 보면, 이곳이 대학인지 학원인지 의심이 가는 때가 있다. 소설책 한 권을 읽기 위해 도서관에 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한다. 토익, 토플을 공부하는 신입생들이 즐비하고, 고시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가득한 도서관에서 오래 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한 대비도 좋고, 영어 공부도 좋지만 이해하기 힘든 풍경들이다.
돈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목적은 아닐 것이다. 졸업한 선배를 통해 사회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 돈이 목적이 되는 슬픈 이야기들을 듣게 되는데, 이곳도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취업을 위한 전초기지로 윤색된 풍경이 안타까울 뿐이다. 지난주 명사 칼럼에서 참 지성인이 되라고 충고한 어떤 시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순간이다.
1141호 신문의 면면을 살펴보면 취업과 실업, 새롭게 단장한 학교의 기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중적인 이슈나 평소 자주 접하던 이야기들을 볼 수는 있으나 정작 재학생들의 입장과 목소리들은 찾기가 힘들었다.
이맘때쯤이면 반복되는 학생회의 등록금/이전반대 투쟁, 동아리 알림제를 하고도 한숨 쉬는 동아리들, 변질된 대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신입생들, 대화가 필요하고 목소리가 필요한 사안들은 지면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학생의 입장에서 대학생다운 목소리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꽃피는 봄이 오면 지지리 궁상떨던 인간 군상들도 기지개를 펴는 법이다. 매번 지겹도록 반복되는 궁상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어 힘을 실어 주는 것도 대학 신문의 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유준<국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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