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영어사전을 보나?”
“지금도 영어사전을 보나?”
  • 김세중 교수
  • 승인 2006.02.07 00:20
  • 호수 11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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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묵처방

김 세 중 교수
<문과대학·영어영문학전공>

“지금도 영어사전을 보나?”

언어는 인간만이 지니는 유일한 생활의 도구이다. 그런데 이 도구를 익히는 방법을 터득하면 인간의 생활은 그만큼 쉽고 재미있어 행복해질 것이다. 이 도구를 마음대로,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 즉 언어를 마음대로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하는 것은 감히 간단하고 쉬운 일이라고 단언할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처음에는 언어를 정복하겠다는 단단한 각오와 결의를 가지고 언어 공부를 시작하겠지만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고 만다. 필자는 대학에서 30여년 교양영어를 비롯하여 영작, 영문법, 영어교수법, 번역이론과 실제 등 영어교육에 밀접하게 관련된 많은 과목을 강의하여 왔지만 유감스럽게도 딱히 효과적인 영어교육법 및 교수법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교육대학원의 영어교수법 시간에서 즐겨 쓰는 표현은 “학습자 여러분의 지식에 학습자의 경험을 융합하고 환경과 수준에 걸맞은 방법을 창안하고 또 학습자의 자질을 살려 이 모든 것을 총망라한 학습자만의 독특한 교수법을 유도한 것이 최상의 효과적인 영어 교수법이다”라고 소개했다. 이 표현을 바꾸어 말하면 학습자가 지금까지 배운 여러 이론 가운데 자신에게 적절하다고 생각된 학습모형을 선택하여 여기에 학습자가 현장에서 체득된(몸에 배어있는) 실제적 교수방안을 가미하고 교육환경(학교 교실, 현장교육장 등), 학습수준(유치원, 초등학교 등)에 어울리는 교수법, 끝으로 학습자의 자질(내성적, 외향적 성격 등)에서 품어 나온 특징적인 교수법(적극적인 교사는 박력 있는 강의를 진행시킬 것이지만 소극적인 교사는 그 반대의 강의를 진행시킬 것이다) 등이 총망라 한 강의 모형, 즉 그 사람만이 갖는 특이한 교수법을 만들게 되면 그것이 최적의 교수법이 되는 것이다.
필자의 진술이 언어교육의 원론적인 교수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언어교육의 최상의 이론도, 교수법도 언어교육의 성공을 거의 완전하게 이루지는 못했다. 다만 그런 이론과 방법이 언어교육에 크게 도움을 주었으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필자가 오랜 기간 교육현장에서 또, 학생들이 연구실에 찾아와서 상담 중에 질문한 내용을 토대로 거창한, 기대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평소에 이론과 실제를 통해서 느끼는 몇까지 사실을 적어 보고자 한다.
언어를 잘 구사하려면 읽기, 쓰기, 말하기 등을 정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 학습에 ①동기부여가 필수적이다. ②흥미가 있어야 한다. ③기본적인 분법을 터득해야 한다. ④단어와 수어는 꾸준히 익혀야 한다. ⑤쉬운 책부터 읽으려고 노력한다. ⑥친구(partner)와 함께 공부한다. ⑦평상시 영어로 표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⑧인내심, 도전정신, 자율적 학습 등을 지녀야 한다.
필자가 조언하고 싶은 위의 8가지 사실은 가장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동화책을 통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그 중에서도 영어 학습에 동기부여가 있어야만 시작하게 된다는 점은 매우 강조할 만하다. 예컨대 왜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 대답은 세계화, 국제화, 개방화 시대에 의사소통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매개체인 영어를 통해서 언어, 문화, 경제, 정치, 종교의 벽을 허물어뜨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멋진 여행을 하는데, 교역(무역)을 성공시키는데 역시 영어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쉽고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게 되면 흥미가 생겨, 단어와 숙어는 물론이고 형식과 내용도 주목하게 된다. 더구나 친구와 함께 읽고 난 후에 내용을 토의하고 질문하면서 기본적인 문법도 익히게 되며, 영어표현방식도 반복하면서 학습자의 몸에 체화됨으로써 회화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동화책을 선정할 때 테이프가 있는 것으로, 한권이 아닌 50권쯤을 단계별로 읽어나가면 틀림없이 영어의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는 정복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테이프가 달린 한권의 동화책을 읽는데 친구와 함께 읽고 난 후에 내용과 표현 및 문법 등을 토의하고 상호간의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면서 자기의 주장을 영어로 표현하고 또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해서 큰 소리로 읽어 내려간다. 그렇게 되면 영어는 자연히 진화(습득)된다는 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최적의 교수법이다.
필자가 잊을 수 없는 사실은 연구 중에 찾아온 친구나 손님들이 “지금도 사전을 보나?”라고 던진 말이다. 그들은 필자가 교수이고 박사인데 사전을 펼쳐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영어에 숙달 했을 텐데 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필자는 이해하기 어렵다. 잊을 수 도 있고, 새로운 이론과 사실을 연구하는 것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언어는 꾸준히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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