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볼펜 -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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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부
  • 승인 2006.03.28 00:20
  • 호수 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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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요즘 외모지상주의가 사회 문제로 여겨지고 있지만 실은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아주 오래전부터 뿌리를 이어오고 있다. 철학자이자 미학자 칸트는 아름다움의 인식에 있어서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를 추구하고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미학(美學)에서 아름다움이란 완전한 것에 대한 흠모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그 추구는 영원하다고 장담할 수 있다. 인간이 갖는 미에 대한 탐심(貪心)은 자신의 불완전함을 깨닫는 것이 일차적이다. 보다 완전한 것을 선호하고 탐구하는 버릇의 결과로 오늘날 인간이 만들어낸 예술은 무궁무진하다.
△가수 이효리가 타이틀곡‘Get Ya’표절 논란에 싸여 활동을 중단했다. 최근 상영된 영화‘방과후 옥상’과‘왕의 남자’도 원작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이에 대한 여론은 표절과 모방의 선례를 더이상 쉬쉬해서는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매번 의혹에 그치고 처벌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표절 문제가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다시 미학으로 돌아가서, 공교롭게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일차적 예술 활동은 창조가 아닌 모방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모체는 바로 자연이다. 인간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장 완전하다고 느꼈고 이를 모방함에서 예술 활동을 영위했다. 그에 반해 창조는 고통스러운 예술의 과정이었다. 심심치 않게 터지는 표절 논란에 대해, 공기처럼 예술을 접하는 이들에게 어쩌면 창조와 모방은 무의미한 것인지도 모른다. 모차르트 이후의 모든 곡은 다 표절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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