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팔레스타인 전쟁
⑩ 팔레스타인 전쟁
  • 조한승 교수
  • 승인 2008.05.27 09:16
  • 호수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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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 두 국가 수립 약속

팔레스타인은 여러 종교집단과 인종집단이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소위 ‘다문화 사회’이다. 1차 대전 당시에는 프랑스와 영국이 이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2차 대전 전에는 국제연맹의 신탁통치를 받았다. 1차 대전 무렵 이집트를 지배한 영국은 독일편에 붙은 터키를 견제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지역의 여러 부족들의 반터키 민족주의 운동을 사주하고, 전쟁이 끝난 후 독립국가를 수립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영국은 유럽에서 많은 부를 축적한 유태인들의 지원을 얻기 위해 1917년 유태인들에게도 팔레스타인에 유태인 국가를 수립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것이 유명한 발포어 선언이다. 즉, 같은 지역에 서로 국가 수립을 약속한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주의인 시오니즘이 확산되고, 주변의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가 독립하면서 유태인과 아랍인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었다.

1948년 5월 15일 이스라엘이 독립하자, 아랍국들은 무력 공격했다. 1차 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아랍군이 수적 우위였으나 내부 분열로 전쟁다운 전쟁을 치룰 수가 없었다. 유엔의 중재로 전쟁이 멈췄지만 이미 팔레스타인 대부분은 이스라엘 영토가 되었다. 1956년 이집트의 나세르는 범아랍주의를 표방하면서 다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2차 전쟁).

그런데 영국과 프랑스가 수에즈 운하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에 개입했다. 이에 소련이 개입을 시사하자 미국은 사태악화를 우려해 영국과 프랑스를 식민주의 정책이라고 비난하면서 철군을 요구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철군하자 이스라엘도 후퇴했다.

1967년의 3차 전쟁은 이집트와 시리아의 협공을 예상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되었다. 이집트는 구체적인 전략을 세웠으나, 정작 전략을 실행하기도 전에 이스라엘 공군의 폭격을 받아 오히려 시나이 반도를 잃었고, 시리아도 이스라엘의 기습공격으로 골란고원을 점령당해 수도 다마스쿠스가 이스라엘의 야포 사정권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불과 6일 만에 전쟁이 끝나버려 이를 6일 전쟁이라고도 부른다.

1969년 4차 전쟁은 소련의 지원을 받은 이집트가 보복에 나서면서 시작되었으나 주로 공중전으로만 전개되어 지상전은 장기적인 교착상태에 머물렀고, 1970년 휴전이 이루어졌다. 1973년 10월 유태교 기념일인 욤키푸르 기간에 이집트는 시리아와 함께 전격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5차 전쟁, 욤키푸르 전쟁). 이스라엘은 우선 북쪽의 시리아군을 반격하고 병력을 남쪽으로 돌려 사막을 어렵게 넘어오는 이집트군을 공략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 전략은 맞아떨어졌고, 다시 아랍 연합군은 패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아랍은 소위 오일쇼크를 통해 친이스라엘적 서방세계를 경제적으로 압박했다.

1979년 카터의 중재로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화해하면서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즉 PLO는 이집트를 떠나 레바논으로 본부를 옮겼다. 레바논은 이슬람과 기독교가 서로 번갈아가며 정권을 잡고 민주주의를 이루던 나라였는데, PLO의 레바논 정착은 레바논 내의 분쟁을 야기해 시리아가 무력으로 개입했다.

▲ UNIFIL 사령관 클라우디오 그라치아노 소장(中)과 김웅건 대령(右)이 동명부대원의 경례에 답하는 모습
1982년 이스라엘도 PLO 소탕을 명목으로 레바논에 개입하면서 6차 전쟁이 발생했다. 결국 PLO는 본부를 다시 튀니지로 옮겼으나, 이스라엘은 완충지대 설치를 명목으로 2000년까지 남부 레바논에 주둔했다. 2006년 남부 레바논의 팔레스타인계 무장세력 헤즈볼라 소탕을 이유로 이스라엘은 다시 레바논을 침공했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철군했다. 그러나 레바논 내전은 더욱 심화되어 1978년부터 활동해 온 유엔의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증파가 이루어졌다. 이때 한국도 레바논에 한국군을 파병하여 현재 350명의 동명부대가 평화유지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한승 교수
조한승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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