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디자인과 재학생 60여 명
용인소방서 벽화그리기 봉사활동 펼쳐
시각디자인과 재학생 60여 명
용인소방서 벽화그리기 봉사활동 펼쳐
  • 김은희 기자
  • 승인 2008.09.03 13:33
  • 호수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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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빔프로젝트 벽에 쏘아 스케치 작업

“해냈다!” 시각디자인과 학생대표 구완모(3) 군은 용인소방서 벽화가 완성된 순간을 이와 같은 말로 표현했다. 또 “끝났다는 성취감과 말할 수 없는 쾌감, 뿌듯함이 밀려왔어요”라며 당시 느낀 감정을 전했다.

텅 빈 회백색 벽을 처음 만났을 때는 막연하기만 했다. 숨이 턱턱 막힌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거였다. 7월 초, 뜨거운 태양과 함께 어두침침한 용인소방서 벽은 그렇게 그들을 집어삼킬 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혼잣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구 군은 당시를 회상하며 “부담감과 놀람, 당황스러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을 확인한 후 예술대학 정계문(시디) 학장과 시각디자인과 이창욱(시디) 주임교수, 시각디자인과 학년대표 등으로 구성된 기획팀은 ‘주민친화형 소방서’를 위한 벽화 기획 작업에 돌입했다. 7월 중순, 벽화 시안이 완성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됐다.

28일부터 본격적으로 벽화그리기 작업에 돌입했다. 첫 날 모인 인원은 20여 명. 총 길이 242m에 달하는 벽을 그 작은 인원으로 소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방학인데 왜 나와야 해요!” 학년대표들은 학생들의 각종 원성을 들으며 이곳저곳 전화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더러운 벽을 하얗게 칠하고 그 위에 배경색을 입혔다. 벽이 높은 탓에 사다리 작업은 필수였는데 그때마다 학생들은 비장함마저 가져야 했다.

며칠동안 배경색을 칠하고 나니 제법 깔끔해졌다. 스케치를 할 차례였다. 실제 소방관들의 모습을 형상화해 친숙한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고, 밝고 산뜻한 색을 사용해 소방서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기획한 디자인 안을 벽에 일정한 비율대로 그려 넣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대로 벽에 옮기기 위해 밤에 빔프로젝트를 벽에 쏘아 따라 그리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의무소방 기숙사에서 낮에 잠자고 밤에 일어나 작업을 하는 야간작업팀과 아침에 와서 저녁까지 작업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주간작업팀이 자연스럽게 갈라졌다.

지난 8월 18일 작업을 끝낸 학생들은 그동안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마침내 이뤄냈다’는 자신감을 품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가 페인트를 쏟기도, 색을 혼합하다가 옷에 튀기기도 여러 번. 유성페인트라 잘 지워지지 않아 어떤 학생은 신나로 머리를 감기도 했고, 어떤 학생은 며칠동안 바디페인팅을 한 채로 지내기도 했다. 폭염을 견뎌낸 학생들에게 이 교수는 시원하게 맥주를 선물하기도 했다. 구 군은 “절대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했다”며 “더불어 단합 면에서 부족했던 우리 과가 단합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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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morikam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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