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1일 우리대학 석좌교수로 초빙된 고은 시인을 지난 5일 서울 예술의 전당 인근 ‘고종의 아침’이라는 찻집에서 만났다. 김수복 예술대학장이 대담자로 나선 이번 만남에서 고은 석좌교수는 “단국대학의 구성원이 된 것이 영광스럽다”는 말로 두 시간 넘는 이야기의 문을 열었다. <편집자 주>
두 시인의 두 시간에 걸친 대담 중 백미는 단연 ‘통일’이었다. 통일에 대한 소재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이야기는 통일로 모였다.
대담은 두 시인이 등단 초기를 회상하며 현재 변화한 문단의 상황과 당시의 상황을 비교하는 이야기를 거쳐 70년대 고 석좌교수의 민주화 투쟁기, 70년대 중반부터 계속된 투옥과 『만인보』의 집필 동기, 그리고 90년대 이후의 통일문제로 이어졌다. 특히 통일문제를 말할 때 고 석좌교수는 손뼉을 치거나 목소리를 높이며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통일시대 준비하는 단국대학 위해 기꺼이 이 몸 바칠 각오 있어
고은 시인은 “통일의 꿈이 어떤 고도의 의식화된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닌 동물적 본능에서 나온 것”이라며 “통일을 준비하는 위대한 비전을 지닌 단국대학을 위해 기꺼이 일 하겠다”고 말해 우리대학에서의 통일 관련 계획을 밝혔다.
6·15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다녀온 후 남과 북 양쪽에 ‘펜’이 있을 정도라는 고은 시인은, 현재 『겨레말 큰 사전』 편찬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고 석좌교수는 “남북이 포화가 오고간다 할지라도 양 측이 모국어에 대해서 논의하는 모습을 지구상에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6년 안에 당당히 민족 앞에 남북이 함께 만든 큰 사전을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한 문화예술의 소통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수복 예술대학장과 통일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지닌 고은 시인의 대담 내용은 <일파만파> 코너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