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혹시, ‘연애를 하면서 내 남자친구가 혹은 내 여자친구가 다른 멋진 이성에게 유혹을 받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보셨나요? 이 영화는 어쩌면 그런 상상에서 시작된 영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 연인을 지키려는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여자 현주와, 그런 그녀가 자신이 전부가 아닌 그녀만의 인생을 찾길 바라는 남자 소훈, 그런 남자에게 소박한 사랑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영화배우 다영.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 다영은 평범하게 연애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는 연인들 사이에 끼어든 ‘악역’입니다.
영화의 결론은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악역이 버림받고 평범한 사랑을 다시 택한다는 진부한 해피엔딩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다른 영화와는 달리 악역에 대한 ‘배려’를 찾을 수 있습니다.
보통의 멜로영화들은 이런 사랑의 훼방꾼들을 철저히 ‘악역’으로 만들어 관객에게 욕을 먹거나 마지막엔 잊혀 지도록 유도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상처받는 다영을 위로하며 그녀가 ‘악역’이 아닌 영화 속 하나의 ‘주인공’임을 각인시켜 줍니다.
“얼마 전에 다영 씨가 나오는 비디오를 봤어요. 화면 속의 다영 씬... 정말 아름다웠어요. 영화로 못 본 걸 후회할 정도로. 난 늙어서도 당신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요. 입장료가 얼마가 되던, 난 돈을 내고 당신을 보러 극장에 갈 겁니다. 그게 내가 다영 씨를 사랑하는 방법이에요.”
소훈과 다영의 마지막 대화에서, 소훈은 다영의 사랑을 거절하며 이렇게 말을 합니다. 줄이자면, “상처받지 말아라. 모두가 당신을 사랑한다. 또한 나도 당신을 다른 방법으로 사랑하고 있다” 라고 말입니다. 사실 다영은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지만 사랑을 갖지 못한 외로운 존재이지요. 이런 다영에 대한 따뜻한 위로가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좀 더 포근해지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