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을만한 자유를 누려라
후회하지 않을만한 자유를 누려라
  • 임연화(문예창작·09졸) 동문
  • 승인 2009.03.03 23:29
  • 호수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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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大學)’. 지금 09학번이라는 이름으로 단국대학교에 입학한 여러분들에게, ‘대학’은 어떤 의미를 가진 단어인가요? 대학은 여러 학문분야를 연구하고 지도자로서 자질을 함양하는 고등교육기관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전식의 뜻 말고도, 신입생 여러분들마다 각자 생각하면서 꿈꿔왔던 대학이 있을 겁니다.

자, 여러분에게 ‘대학’은 과연 어떤 의미인가요. 단순히 초중고를 졸업하고 수능을 쳐서 들어온 교육 기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졸업장을 받기 위해서 들린 중간 지점? 10대 시절에는 하지 못한 걸 합법적으로 할 수가 있는 해방의 매개체? 혹은 남들 다 가는데 나 혼자 안 가면 이상하고 별스럽게 보이니까 들어온 그냥저냥의 장소? 모두 다 맞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모두 다 아닌 말일 수도 있겠지요.

제게 있어 대학은, 자유를 만끽할 수가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유. 네, 그렇습니다. 하고 싶은 일들은 모두 할 수가 있으며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은 모두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2005년도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05학번으로 단국대학교 천안 캠퍼스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신입생으로 들어왔습니다. 제 대학 생활은 집에서부터의 독립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대학 생활은…… 글쎄요. 텔레비전에 나오던 캠퍼스 로망 스토리를 아예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유사하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텔레비전과는 180도 달랐습니다. 그저 대학은 고등학교 때보다 조금 더 자유스러웠고 조금 덜 멋졌을 뿐이었습니다.

이게 과연 대학이야? 고등학교 때와 달라진 거라고는 별로 없잖아. 이렇게 적잖이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독립을 한 탓에 이래저래 자유롭다는 점은 만족스럽더군요. 술과 담배 그리고 각종 십대 시절에는 하기 힘들었던 것을 해도 괜찮았습니다.

간섭하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술 마시고 늦잠 자다가 지각도 하고, 데이트 한답시고 F학점 나오지 않을 정도만 조절해서 결석도 하고, 밤만 술 마시는 게 아니라면서 낮에 술을 마시고 강의에 들어가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서 강의 중간에 슬며시 나와서 서울로 내달리고……. 1학년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2학년, 3학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가 정신이 들었을 때가 4학년이 되기 전이었습니다. 그때에도 여전히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던 탓에,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군대를 가거나 휴학인 걸 보고서 이거 나도 한 번 정도는 휴학을 해볼까 하는 마음을 가졌더랍니다.

뭐 결론적으로 휴학은 하지 못했지만요.하루 24시간을 설렁설렁하게 지내다 보니까 어느새 졸업이란 걸 하게 되더라고요. 졸업을 며칠 앞두고서 가만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나는 대학 생활하는 도중에 미래의 날 위해서 대체 뭘 했지, 하고 말이에요. 그런데 세상에! 저는 그동안 아무것도 이룬 것도 없었고 아무것도 생각해둔 것이 없었던 겁니다.

머리를 싸매고서 고민을 해봤습니다. 뭔가 떠오르긴 하더군요. 술과 담배 그리고 무단결석으로 점철이 되어있던 불성실했던 날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이러한 일들을 해봤다고 말할 수 있을만한 것이 전혀 없던 것이 후회가 되더랍니다.

지금 신입생 여러분들에게는 제 이야기가 그저 흔해 빠진 충고로 들릴 거예요. 하지만 명심하세요. 지금 하고 싶은 그대로 이 순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로 스스로에게 충실해야만, 그야말로 여러분들의 캠퍼스 생활이 멋져질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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