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통학생들의 애환
우리 대학 통학생들의 애환
  • 이건호 기자
  • 승인 2009.05.28 17:26
  • 호수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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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 급행시간표 외우고, 옷입은 채로 잠들기도

우리 대학에서 가장 오랜 시간 동안 통학하는 학생은 누구일까? 바로 인천과 남양주 등지에서 왕복 5시간씩 통학하는 학생들이다. 인천과 남양주에서 학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하게 되면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이런 학생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에서 운영하는 통학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인천에 사는 학생들은 혼자 다니는 것이 좋아서, 일정한 통학버스 시간이 싫어서 등의 이유로 학교 통학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또 남양주에는 학교로 직접 오는 통학버스가 없다. 남양주에서 통학하는 한보름(중어중문·1) 양은 “집에서 구리까지 가는데 1시간 정도가 걸려 통학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시간이 절약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침 9시에 시작하는 1교시 수업을 듣기 위해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6시 30분에 출발한다. 아침에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야 돼서 수업시간에 더 피곤함을 느낀다. 또한 아침, 저녁으로 통학할 때 차에 사람이 워낙 많아서 서 있는 것조차 힘들고, 앉아서 가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한다.

게다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3∼4시간 수업을 듣기 위해 5시간을 차에서 보내야 하므로 허탈감을 종종 느낀다고 한다. 이렇게 장시간 통학하는 학생들은 남들보다 통학에 관해 다양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었다. 학기 초 시간표를 주 3∼4일만 수업이 있도록 짜 학교 가는 일수를 줄이고, 인터넷으로 차 시간을 확인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인다.

인천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은 급행시간표를 외우고 다니며, 급행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 시간을 줄인다고 했다. 매우 극단적인 경우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학생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옷을 입은 채로 잠에 든 후 다음날 아침 그대로 학교로 와 시간을 줄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장시간 통학하는 학생들은 차안에서 주로 음악 감상, 독서, 사색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한편 이런 학생들은 장시간 통학이 꼭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특히 힘들게 학교에 다니는 만큼 학교생활에 충실하게 된다고 한다.

또 술 마시는 횟수도 적어지고,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또한 차에서 수업과 관련된 공부를 할 수도 있고, 통학하는 시간을 이용해 책도 남들보다 많이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작년 한 학기 동안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다가 남양주에서 지난 학기부터 통학을 하고 있는 이승하(국어국문·2) 양은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려 영어 단어 공부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장시간 통학의 또 다른 장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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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Noi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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