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그 남자 그 여자>
  • 김유진 기자
  • 승인 2009.08.06 00:50
  • 호수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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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커플을 통해서 본 연애이야기의 정석 뻔한 이야기이지만 달달하니까 괜찮아



이야기의 구성단계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다. 아마 이런 구성단계는 관객(혹은 독자)을 최대한으로 감동시키는 방법을 생각하고 반복하다 만들어낸 구성일 것이다. 최근에 와서는 너무 예측할 수 있는 구성들에 관객들이 지루함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일반적이고 정석적인 것만큼 안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연애 이야기를 이런 구성에 맞춰 생각해보자. 남녀가 만난다. 그리고 사랑을 하다가 약간의 갈등이 이별의 위기로 다가 왔다가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사랑한다. 이것은 보통의 연애 이야기가 말하는 구성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구성에 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연애는 전개가 되고 있을 때 절정이 오기도 하고 발단이 시작되자마자 결말이 되는 일도 있다. 위기나 절정 없이 전개만 계속되는 연애도 있다.
연극 <그 남자 그 여자>로 말하자면 연애 이야기의 정석 중 정석이다. 버스정류장에서 반한 캠퍼스 커플의 이야기와 서로를 좋아하는 직장 내 커플 이야기. 캠퍼스 커플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여자주인공이 버스에서 흘린 지갑을 남자주인공이 찾아 주면서 사랑을 싹틔우게 된다. 귀여운 외모의 여학생이 알고 보니 털털한 성격이고 내장탕을 좋아한다는 설정들은 조금은 식상한 듯 뻔뻔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풋풋하다.
직장 내 커플로 말하자면 청순하고 조신한 여자와 소심하지만 순수한 남자의 사랑이야기이다. 서로에게 마음이 있던 두 남녀가 우연한 계기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돼 사랑을 시작한다. 20대 후반 나이대의 커플에 맞게 결혼에 대한 고민을 다룬 점은 참신했지만 짧은 시간 내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 끝으로 갈수록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사실 많은 연애 이야기가 그렇듯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커플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다 보면  ‘엄마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또 연극 중간 중간 녹아있는 유머적 요소는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도와준다. 뻔한 연애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연극 <그 남자 그 여자>가 약 3년의 기간 동안 롱런하며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도 아마 사랑의 달달함과 공감을 얻을 수 있어서 일 것이다. 연극 속 연인들을 통해 사랑의 달콤함을 느끼며 2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이었다.

김유진 기자
김유진 기자

 yj901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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