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예술연구회 제 79회 정기공연 ‘도덕적 도둑’ 진짜 도둑은 옷장 속에 숨어있었다
극예술연구회 제 79회 정기공연 ‘도덕적 도둑’ 진짜 도둑은 옷장 속에 숨어있었다
  • 박선희 수습기자
  • 승인 2009.08.06 01:05
  • 호수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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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창문 너머 한 집에 잠입한다. 그리고 커다란 가방에 보석을 주워 담는다. 그 때 따르릉 하고 울리는 전화 벨소리. 이상하게도 도둑은 전화를 받는다. 전화선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 바로 도둑의 아내다. 의부증이 있는 도둑아내의 확인전화는 이 말도 안 되는 해프닝의 시작이다. 집주인 국회의원과 내연녀의 등장, 집주인 아내와 내연남의 등장까지! 오해는 또 다른 오해를 부르고,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만드는데….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인문대 소극장에서 연극 ‘도덕적 도둑’이 무대에 올려졌다. 죽전캠퍼스 중앙동아리 극예술연구회는 매년 3월과 9월에 정기공연을 하는데, 이번 무대가 79번째 공연이다.
 ‘도덕적 도둑’은 이탈리아 극작가이자 배우, 감독, 무대의상디자이너, 연극음악 작곡가로 활동한 다리오 포(Dario Fo)의 작품이다. 다리오 포는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죽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출을 담당한 박진영(특수교육 · 4) 양은 말한다. “사회풍자보다는 캐릭터 위주로 각색을 했어요. 사투리라든지 느끼남, 여장남자 컨셉도 넣었구요”. 바로 조신하고 교양 있는 캐릭터 집주인 여자가 여장남자인 것.
 모든 분장은 동아리 내에서 해결했다. 여자집주인 역을 맡은 장태환(화학·2) 군의 고상한 헤어스타일은 도둑 아내 역 이안나(국악·3) 양의 작품. “옷이 맞는게 없어서 88사이즈를 입혔어요. 태환이가 발이 275mm라서 맞는 구두가 없는거에요. 빅슈즈몰 에서 겨우 구했죠”.
준비과정의 에피소드나 뒷이야기에 대해 물었더니 한두 가지가 아니란다. 학교에서 받는 지원금이 많지 않아서 모든 무대제작과 소품준비는 자신들 몫. 특히 무대는 연습할 때 마다 부서져 매번 수리를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유리잔이 깨지거나 리모컨이 사라져 당황하기도 했다.
초창기 동아리인 극예술연구회는 무려 40년이 넘었다. 그래서 해마다 동아리 행사를 하게 되면 66학번선배부터 새내기까지 세대를 초월한 모임이 된다. 연극뿐만 아니라 뮤지컬, 마당극 그리고 창작극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을 하다 진로를 바꾼 선배들도 있는데, 이름은 잘 몰라도 얼굴은 무조건 아는 안석환(경영·79학번) 동문선배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금잔디의 아버지로 출연중이다.
“무대와 뜨거운 조명에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가진 분은 주저하지 말고 혜당관 315-1호 문을 두드려주세요”. 진짜 도둑 역을 맡은 강성준(전기전자·2) 군이 말한다. 마지막으로 ‘진짜’ 뒷이야기를 알려준다면, 연극 시작부터 끝까지 진짜도둑은 옷장 안 30cm 공간 안에 가만히 숨어 있다는 것!
박선희 수습기자
박선희 수습기자

 hippi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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