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3대 공모전 입상 디자이너 송원준(제품디자인·09졸) 동문을 만나다
■ 해외 3대 공모전 입상 디자이너 송원준(제품디자인·09졸) 동문을 만나다
  • 강윤정 기자
  • 승인 2009.08.13 18:10
  • 호수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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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자체가 큰배움이자 


 성장의 밑거름입니다”

10전 11기 끝에 공모전
겨우 입상, 해외 공모전도
2년간 쓴맛

‘멀티 라인’
  서울통상진흥원 지원으로 양산,
  가장 애착 가는 작품

송원준 동문은 재학 중 해외 3대 디자인 공모전이라 불리는 레드닷, IF, IDEA에서 총 7번을 수상했다. 2008년 IF 디자인 컨셉트 어워드에서는 6인의 최우수 디자이너에게 주는‘베스트 프라이즈’를 수상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

▲ 8년 만에 졸업을 했는데 특별히 졸업이 늦어진 이유가 있었습니까. 
우선 졸업을 늦게 한 것은 후회스럽습니다. 군대, 휴학, 어학연수 등의 이유로 졸업이 늦어졌죠. 휴학하는 동안은 디자인 공부가 하고 싶어서 한 학기동안 SADI(Samsung Art & Design Institute)에 다니기도 했었습니다. 그 후 필리핀, 영국, 이탈리아에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이탈리아에서는 디자인 컨티늄이라는 디자인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었죠. 이탈리아에서 인턴생활을 할 때는 언어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가 않아 힘들었지만 일하는 것 자체는 재미있었습니다.

▲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제 작품 중에 ‘멀티 라인(Multi Lines)’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서울통상진흥원에서 지원을 받아 양산을 진행 중입니다. 때문에 곧 일본에 바이어를 만나러 갈 예정입니다. 몇 군데의 디자인 회사와 미팅이 예정되어 있는데 특히 NIKKEI 디자인이라는 유명 회사와의 미팅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에 ‘멀티 라인’이 유통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 중인데 주 시장으로 일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아이템이 일본 정서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고 일본의 디자인 소품 시장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 다음으로는 한국, 미국 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멀티 라인’은 앞으로도 많은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대학 재학 중에 어떤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까.
재학 중에는 멤버십이나 인턴십을 많이 했어요. 2학년 때부터 관심이 많아서 지원을 했으나 전부 떨어졌고 3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으로 삼성 테크윈 멤버십을 하게 됐죠. 그 전까지는 잘 몰랐는데 이 경험을 통해 세상이 넓음을 느꼈습니다. 그 후에도 쉬지 않고 계속 인턴십을 지원했어요. 스카이(SKY) 디자인 멤버십인 ‘스카이 커뮤니티’는 1년간 학교생활과 병행하며 활동했었습니다. 한남동과 여의도를 오가며 오전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회사에 가서 일하며 과제를 했죠. 스카이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하고 난 후에는 팬택에 들어가는 혜택이 있었는데 마침 그 해에 팬택이 워크아웃으로 신입사원조차 뽑지 않았고 결국 휴학을 선택하게 됐어요. 스카이 커뮤니티에서 작업할 때부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스스로 많이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에 더 공부하기 위해 휴학하고 SADI에 들어갔습니다. SADI에서 공부를 하다가 공모전에서 상을 받아서 LG에서도 인턴생활을 했었죠. 첫 합격까지는 과정이 어려웠는데 한 번 하고 나면 경력과 노하우가 생겨 다음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대부분 이렇게 외부 활동에 많이 투자한 것이 나중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현재 양산을 진행 중인 멀티탭 'multi lines'

▲ 국내외 공모전에서도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공모전에 관심이 있었으며 해외 공모전은 어떻게 도전하게 되었는지요.
2학년 때부터 관심이 있어서 10번 넘게 작품을 제출했으나 수상한 적은 없었습니다. 계속된 낙방으로 혹시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면 수상 확률이 높아질까 싶어서 3학년 때 직접 ‘D-point’라는 공모전 동아리를 만들었죠. 동아리를 만들고 처음 수상한 것은 Kappa 시계 공모전 우수상이었어요. 그리고 나중에는 해외공모전 수상자들을 보고 그 쪽으로도 욕심이 났죠. 역시나 바로 수상한 것은 아니었고 2년간 계속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2007년에 처음으로 ‘레드닷’에서 상을 받았는데 운이 좋게도 ‘멀티 라인’과 ‘브룸브룸 매직브룸(Broom Broom Magic Broom)’이라는 두 작품이 한꺼번에 수상했어요.

▲ 공모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습니까.
우선 공모전 판넬을 만들 때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생각합니다. 내 디자인이라고 내가 좋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봐줄 사람이 누구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하죠. 심사위원들은 수많은 작품을 보기 때문에 자세히 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직관적으로 풀려고 노력해요. 누가 봐도 바로 쉽게 이해될 수 있게 판넬을 꾸미고 심리적인 면도 많이 생각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죠. 예를 들어 이야기를 할 때도 도입부에 듣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해 집중시키는 스킬을 사용하듯이 디자인도 보여주는 스킬이 필요합니다. 심사위원들을 감동하게 하려면 처음에는 궁금하게끔 만드는 페이지를 보여주고 호기심을 갖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호기심을 갖고 보기 시작하면 강하게 어필하는 페이지를 넣어 내 디자인의 컨셉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노립니다. 하지만 일단 이 모든 것의 전제는 ‘작품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죠.

아기가 점프를 유도해 운동할 수 있게 끔 만든 보행기 'jump baby'

▲ 그렇다면 작품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습니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프로젝트마다 다르지만 대개는 전혀 다른 제품의 오브제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예를 들어 핸드폰 디자인을 한다면 변기나 욕조, 의자 등의 오브제가 핸드폰이 되면 어떤 기능과 형태를 가질까 하는 생각을 해요. 늘 주변의 모든 사물과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눈 여겨 봐야합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위에서 이야기한 ‘멀티 라인’입니다. 2006년에 처음으로 진행한 작품인데 스스로도 괜찮은 작품이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공모전에 제출했었어요. 하지만 번번이 떨어지면서 포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마지막으로 컨셉과 판넬을 수정해 ‘레드닷’에 지원을 했는데 수상을 한 것이죠.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작품이 바로 ‘멀티 라인’ 입니다.

▲ 공모전이나 인턴십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
큰 목적과 뚜렷한 목표가 없다면 휴학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졸업을 하고 첫 직장이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일을 하면서 경력을 쌓으면 그 이후에 더 많은 인정을 받을 수 있기에 당장 눈앞만 보고 준비가 덜 됐다고 휴학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직접 부딪히며 준비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공모전이나 인턴십을 도전할 때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물론 저도 떨어졌을 때 가슴 아픈 경험을 했지만, 그것은 누구나 그렇죠. 그것을 두려워해서 내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시도를 하지 않으면 단지 자기 위안만 될 뿐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떨어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길 바랍니다. 준비 기간에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큰 배움이며 성장의 밑거름이 되니까요.

'broom broom magic broom'은 큰 쓰레기는 쓸면서 작은먼지는 빨아들이는 창소기

강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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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dioholic@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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