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 제3기 해외봉사활동현장 몽골 가쵸르트 85학교
단국대학교 제3기 해외봉사활동현장 몽골 가쵸르트 85학교
  • 김수연 기자
  • 승인 2009.08.14 23:57
  • 호수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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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몽골의 벌판에 선 아이들과 손잡은 8박10일

▲가쵸르트 고아원 세나(9)양이 단국대학교 봉사단원들에게 쓴 편지.
 #손끝에서 이뤄지는 봉사

세상에서 하나뿐인 ‘명품’을 만들어내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 근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한국과는 다른 풀과 자연의 냄새가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주었다. 몽골의 기상악화로 인해 하루 늦게 출발한 사회봉사단은 늦은 만큼 발걸음은 더 분주했다. 드디어 봉사 첫째 날.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왔다고 이미 전해들은 가쵸르트 85학교 인근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이 환영해주는 가운데 입소식이 진행됐다. 입소식이 끝나고 봉사활동을 준비했다. 각자 맡은 분야별로 교육봉사, 노력봉사가 조를 이루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노력봉사1조는 차를 타고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이태준열사기념관을 찾았다. 일제강점기 시절 ‘청년학우회’에서 독립운동을 한 이태준 열사는 몽골 마지막황제의 주치의로서 몽골에서 최고 훈장을 받았다. 이태준 열사기념관에서 봉사단원들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그분의 마음을 새기며 주변 잡초제거 및 페인트작업 나무심기를 실시했다. 뜨거운 자외선의 열기도 이마에 맺히는 땀도 봉사단원들의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이유라(미생물4) 양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이태준열사가 몽골에서도 훈장을 받아 더 보람차게 봉사에 임할 수 있었다”며“낙후됐던 환경이 봉사단원들에 손길을 거쳐 새롭게 꾸며져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노력봉사 3조는 가쵸르트 85학교 내 앞 강가로 가는 언덕에 나무계단을 만들었다. 남성단원들로만 이뤄진 일면 막노동조라고 불리어졌던 3조는 나무와 나무를 이용하여 망치로 사용하였으며 비닐봉지에 흙을 담아 운반하였다. 힘든 일에도 단원들이 아름다운봉사를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쉬는 시간을 맞아 찾아온 몽골 아이들의 위문공연 덕분이었다. “안녕흐세여”라며 낯설게 한국말을 하며 다가온 몽골의 아이들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먼 곳까지 찾아온 봉사단원들을 위해 틈틈이 계단 쪽으로 와서 교육봉사에서 배운 한국동요를 불러 주었다. 신상훈(토목환경?4) 군은 “전공을 살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조금이나마 실천해 볼 수 있었던 봉사활동 이였다”며“우리가 직접 다 만들어 세상에서 하나뿐인 단국표 계단이 완성 된것 아니겠어요? 이런게 진정한 명품이죠” 말했다. 어느덧 해는 구름 뒤에 숨어있는 초저녁 흘러내리던 땀도 눈부셨던 햇살도

# 몽골의 국화연꽃과 초원을 배경으로
   꿈과 희망을 심는 단국인

봉사활동 기간 동안 시너 냄새를 하루 종일 맡은 것도 모자라 얼굴에 페인트를 묻혀가며 몽골아이들의 관심을 끈 조가 있었다. 바로 노력봉사 2조. 미술 특기생인 안호성(공예3) 군은 “한국과 몽골의 문화를 이해하고 올바른 교류를 펼치고자 몽골의 특징을 뽑아내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2조는 마지막 날까지 인물그림과 몽골의 초원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색깔 섞는 것부터 마지막 작업까지 열중했다. 중간 중간에 창문을 열며 “오빠 멋져” 혹은 “흐르흥(예뻐요)”라고 부르는 몽골 아이들 덕에 웃으며 봉사를 할 수 있었다. 가쵸르트 85학교에 다니는 챙구(9) 군은 “학교가 눈이 부신다며 너무 예뻐졌다”며 기뻐했다. 셋째 날에는 이틀에 걸쳐 이태준기념관 환경정화를 끝마친 노력봉사1조가 가쵸르트 고아원을 방문했다. 차로 40분정도 이동해 도착한 그곳은 고아원 주변에 몇 개의 집 뿐 주위가 매우 휑해보였다. 고아원에서 원아들과 함께 운동하며 라면을 같이 끓여먹었다. 원생인 자야(11) 양은“한국라면 처음 먹어보는데 조금 맵지만 맛있다”며“오랜만에 고아원에 사람들이 많아서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고아원 주변 온통 운동장인 그곳은 원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고아원 원장님이 직접 만드신 유제품을 봉사단원들이 맛 볼 기회도 있었다. 봉사단원들이 갈 채비를 하자 원아들 눈에는 눈에 눈물이 글썽이며 맺혀 있었다. 잠시였지만 서로 교감하며 정을 쌓았는데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의 마음이 커 보였다. 원아 중 세나(9) 양은 봉사단원들이 떠나기 전 편지를 건냈다. 세나는 “당신을 만나 행복했고 당신은 참 좋은 오빠인 것 같습니다. 잊지 못할 것입니다”라며 다가오는 헤어짐에 대해 아쉬워했다. 편지를 받은 배주원(경상·4) 군은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함께 있는 동안은 눈빛만으로 서로 교감할 수 있었다”며“순수하게 우리를 환영해준 아이들에게 고맙고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정성어린 사랑을 더 배우고 느끼고 간다”고 말했다. 그 날 저녁 아이들의 큰 눈망울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아른거려 잠을 설치는 하루가 되었다.

#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이젠 선생과 학생이 아닌 가족

“아직도 귓가에 생생해요 어색하지만 몽골어로 인사해주면 5분전에 배운 따끈따끈한 한국어로 열창하며 인사해주는 아이들. 찬물도 겨우 나오고 따뜻한 물 나오는 건 횡재인 이곳에서 나를 몽골에 있게 해준 힘은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와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였어요” 홍승아(영어교육)

가쵸르트 85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봉사는 6개로 이루어졌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단국대학에서만 배울 수 있는 몽골어과. 전 몽골 대통령이 단국대학교에서 몽골어 박사과정을 수료 받아 몽골에서는 단국대학교 한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몽골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는데 있어서 매우 적극적 이였다. 몽골어 국립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봉사통역 줄라(20) 양은 “한국 학생들이 직접 몽골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한국어 친구도 사귀고 어려운 이웃도 도와줘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친근하게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봉사단원들은 한국동요부터 시작해 게임까지 알려줘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봉사단원들 주위에 모여 있는 몽골아이들. 너나 할 것 없이 칠판 쪽으로 몰려드는 아이들을 지나 뒤쪽에서 지켜보았다. 아이들에게 그렇게 많은 호응을 얻었던 건 바로 종이 접기 반. 평소에 종이접기, 데칼코마니 등 미술을 접해보지 못했던 아이들에겐 자기들이 생각한 것을 표현하고 또 어떠한 사물을 대신 묘사할 수 있다는 것에 마냥 신기해하였다. 뭉흐체체크(19) 양은 “오늘 만든 미니북이 재미있고 만든 것을 친구생일선물로 주고 싶다”며“몽골에서는 배우려면 돈을 주고 시내 쪽에 가서 배워야하는데 선생님들이 직접 와서 가르쳐 주시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자아이들에게 종이접기가 단연 으뜸이었다면 남자아이들에게는 태권도와 축구가 인기가 많았다. 물론 몽골아이들은 한국에 비해 남녀 할 것 없이 운동을 좋아하였으나 그래도 남자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많았다. 선생님과 섞여서 ‘태권’을 외치며 아이들은 한국의 전통무술을 익혀 나갔다. 마지막 날 학예회가 있다는 소식에 모두 열심히 하는 모습이었다. 아마르라그챠(13) 군은 “한국에서 우리학교를 이렇게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며“여름방학 때 할 일이 마땅히 없어 심심했는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다” 고 말했다. 함께 어떠한 것을 공유하고 교감한 다는 것은 그것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심어 준다. 아이들에게 있어, 봉사단원들에게 있어서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고 배움으로써 이제 더 이상 봉사를 하는 봉사를 받는 것이 아닌 가족으로 편안하게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몽골 해외봉사활동 가쵸르트 85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전소희(공예3)양.

▲몽골해외봉사 활동에서 노력봉사3조 계단짓는 모습 신상훈(토목환경4)군과 정찬규(산업공학4)군.

# 바야르테(안녕히계세요)
   
봉사활동의 마지막 날. 가쵸르트 85학교의 주변은 분주했다. 그날 몽골의 날씨는 우리와 학생들의 헤어짐을 알 듯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교육봉사를 한 단원들이 학생들에게 가르친 내용을 발표하고 학생들의 재능을 뽐내는 학예회가 열렸다. 마을 인근 지역주민들과 단국대학 봉사단원들과 가쵸르트 학생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몽골전통노래로 시작된 공연에는 우리의 방문 환영을 위해 가쵸르트 학생들이 준비한 무대였다. 작고 가녀린 몸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와 박수를 자아냈다. 이어 댄스팀에서 배운 손담비의 ‘미쳤어’ 노래가 시작됐다. 몽골에서 들리는 한국노래는 또 다른 느낌을 표현했고 아이들이 한국노래에 춤을 춘다는 사실에 신기했던 봉사단원들은 각자 환호와 박수로 즐거움을 나타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고조에 달하자 시상식은 진행되었다. 3일 동안 영어, 한국어, 마술, 태권도, 축구 등을 배운 몽골학생들은 각 반별로 최우수 학생을 뽑아 학교측에서 준비한 선물이 수여됐다. 배럴마(11) 군은“함께했던 시간동안 같이 한 것들이 너무 많아 그리울 것 같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각자 준비한 선물들을 몽골 학생들에게 전달하며 “잊지 말고 건강해”라는 말을 전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몽골에서의 추억을 기억하기위해 여기저기서 플래쉬가 터져 나왔다. 누가 봉사를 주는 것 만이라고 했던가? 봉사는 서로 교감하고 배우는 것이었다. 몽골아이들의 순박한 모습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봉사단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나눌 수 있었던 추억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김수연 기자
김수연 기자

 loveme29@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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