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Alfred Marshall(1842-1924)의 진화경제학
⑤Alfred Marshall(1842-1924)의 진화경제학
  • 신용수(경제) 교수
  • 승인 2009.08.19 16:08
  • 호수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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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배우는 경제상식

 인류 근대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 3권을 꼽으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주저하지 않고 보통 프로이드의「꿈의 해석」, 마르크스의「자본론」과 다윈의「진화론」을 든다. 그 중에서 아직까지 건재한 것은「진화론」뿐이다. 프로이드와 마르크스가 일정부분 패배를 맛본 것과는 달리 다윈의 이론은 오히려 생물학에서 경제학, 사회학 등 타 분야에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더 크나큰 성공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50여 년간 끊임없이 계속된 담금질 때문에 진화론은 이제 생명의 의미와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완벽에 가까운 이론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진화경제학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인간의 합리성」을 기본으로 하는 주류 경제학으로는 해석이 절대로 안 되는 상황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금융위기 상황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진화경제학은 경제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면서 인간의 행동과 심리, 사회제도 등 다른 변수까지 고려한다. 경제 주체의 선택이 여러 조건을 통합해 이뤄지는 만큼 다수의 균형점이 존재하고 진화 방향도 여러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경제학자들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적극 개입해 부속품 하나정도만 바꾸어 갈아끼우면 해결된다는 식으로 대응하는데 반하여 이들은 경제가 스스로 도전과 응전을 통해 보다 더 철저한 체질을 바꾸도록 내버려두는 게 좋다는 입장을 보인다.

 앨프레드 마셜은 자유방임적 자본주의의 고전학파와 한계효용계념을 종합해 현대 미시경제학의 기초를 다졌다. 후세에 마셜은 고전학파를 발전시킨「신고전학파 창시자」로 추앙된다. 그로인해 경제학은 사회과학의 여러 분야 중 가장 정밀한 학문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1890년에 발간한 마셜의「경제학원리」(Principles of Economics)에는 기본적으로 일반균형이론과 후생경제학을 제외한 오늘날 미시교과서의 거의 모든 이론과 개념들이 담겨있다. 가위모양의 수요공급곡선, 소비자 잉여와 생산자잉여, 가격탄력성, 단기와 장기개념, 외부효과, 준지대 등의 개념들은 모두 마셜이 창안한 것이다. 마셜은 당시 고전학파의 이론에 다윈의 진화론적 방식을 가미했다. 그가 새롭게 정립한 한계이론은 경제학에 적용한 진화론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가, 소비자, 정부 등 경제 주체의 움직임을 차근차근 분석해 간다. 「적자생존」원칙이라는 다윈의 개념도 차용한다. 세상은 적응에 실패하며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며 경쟁의 압력이 심해지며 과감하게 비용을 줄여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마셜은 강조했다.

 마셜은 또 현대 경제학의 기반이 되는 기발한 분석체계를 창안해냈다.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경제학에서 한 가지 요인을 검토하는 동안 다른 요인들은 모두 울타리 속에 고정시키는 독특한 분석모델을 도입한다. 그 이후 고정된 요인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분석하는 것이다. 마셜은 이 울타리를 세터리스 패리버스(Ceteris Paribus), 즉 Other things being equal(다른 사정이 同一하다면)이라고 불렀다. 거시경제학에 대
해서는 깊은 연구를 하지 않은 마셜이지만 명목이자율과 실질이자율의 구분을 분명히 했다. 명목이자율에서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실질이자율 개념을 부각시키면서 거시경제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는 웅장한 경제적 이론을 제시하였지만 항상 경제학이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프레드 마셜의 논리도 그 어떤 일반논리도 늘 그러하여 왔듯이 역사의 수레바퀴는 끝없는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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