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경대-거북과 살모넬라
화경대-거북과 살모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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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2.20 00:20
  • 호수 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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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그라운드

수년간 우리사회 최고 관심종목. 프로축구, 프로야구, 프로농구를 압도하는 종목임에도 `전 국민 관람불가`, 어쩌다 경기결과만 짤막하게 보여줘도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입을 열게 만드는 경기. 열광과 환호 대신 비탄과, 분통과 열딱지와 한숨을 내 뱉게 만드는 경기. 경기장은 한밤중임에도 조명탑이 꺼진 권력의 그라운드. 선수들은 무색무취(無色無臭)한 `살모넬라균`.
그들의 경기에는 절대 심판을 두지 않는다. 정해진 규칙도 없다. 전국민 관람불가니 관중이 있을리 만무하다. 어쩌다 보았다는 사람들도 말이 제 각각 다르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 선천적으로 타고난 후각과 잘 발달 된 더듬이로 각자의 개인기를 발휘 해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닌다. 밤새도록 뛰어다니면 땀 이 날 법도 하지만 그들은 `개발바닥`이다. 땀이 나지 않으니 냄새가 없다. 요란하게 뛰는 것 같지만 소리도 없다.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간혹 `대가성 없음`이라는 결과로 우리네 앞에 잠깐씩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평범한 우리네들 눈엔 그저 먹다만 팽개친 한조각의 빵조가리에 불과할 뿐이다. 그들에겐 목표가 하나있다. 바로 권력이다. 그라운드를 누비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파고들어 권력의 단 맛을 빨아댄다. 그리곤 진드기처럼 달라붙어 썩어 악취가 진동 할 때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그들의 수는 엄청나다. 경제규모로 치면 400조원에 달한다. 그들은 오로지 권력만을 탐닉한다.

거북의 등딱지

거북이란 동물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동화 ‘토끼와 거북의 경주’로부터 고전 ‘별주부전’등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의식속에 친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수년전부터는 집안에서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람들도 많아져 우리의 생활공간까지 깊숙이 들어왔다. 물론 거북을 이렇게 환대하는 것은 공룡시대에도 멸종하지 않고, 환경에 맞게 몸을 변화시키고, 식성을 바꿔 살아남은 유일한 동물이기에 장수와 복의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북의 등딱지에 살모넬라균이 기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동물학자들은 거북의 등딱지에 살모넬라균이 기생한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특히 애완용으로 기르고 있는 청거북의 등딱지에 많이 기생한다는 것이다. 인체에 치명적인 살모넬라균이 무슨 이유로 거북의 등딱지에 기생하는지, 그리고 그런 살모넬라균을 달고도 거북은 왜 해를 입지않는지는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두고두고 동물학자들의 연구대상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거북과 살모넬라균은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共生)하고 있다는 점 뿐이다.
살모넬라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독성이 강한 세균이다. 음식이 상하고 썩는것도 살모넬라균때문이다. 살모넬라균은 부패시키는 원인균이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24시간 안에 90% 이상이 썩고 인체에도 치명적이다. 치사율도 높다. 그런 독균(毒菌)을 거북은 태평스럽게 등딱지에 달고 산다. 살모넬라균과 공생하는 것은 비단 거북만은 아니다. 우리사회에도 언제부턴가 살모넬라균과 공생하는 집단이 있다. 수년간 썩은 냄새가 사회에 진동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해를 입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그 악취에 코를 막고 있지만 그들은 거북처럼 태평하다. 이 또한 미스테리이고 연구대상이다.
권항주<본사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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