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국가대표
진정한 국가대표
  • 남정식 (국민CTS 상무) 동우
  • 승인 2009.09.22 17:42
  • 호수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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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 스포츠종목인 스키점프를 다룬 영화 <국가대표>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직 못본 관객도 많겠지만 개봉후 두 달이 지나면서 전국 누계 73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영화는 지난 10일 새로 편집한 <국가대표 완결판 -못다한 이야기>까지 미리 선보이며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해운대>처럼 1000만 관객도 넘길 것이라는 것이 영화계 안팎의 분석이다.
국가대표선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특별한 흥행요소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영화 <국가대표>. 이 영화의 무엇이 이렇듯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모으는 걸까.
동계올림픽 유치용으로 급조된 점프스키 대표팀.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미국입양아, 클럽 웨이터, 소년 가장과 그 동생 등 스키와는 별 관련이 없는 사회적 약자그룹 4명이 아파트 제공과 군 면제라는 사탕발림 약속에 속아 선수가 된다. 그리고 맨 땅에 헤딩하기식 훈련의 반복과 우여곡절 끝에 참가한 동계올림픽 등등 스토리 자체는 일반적인 스포츠 영화와 별반 다른게 없다. 하지만 영화의 장면 장면마다 숨겨진 행간의 의미가 관객을 스크린 속으로 몰아간다.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 열악한 조건과 환경 속에서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는 차라리 숭고하게 여겨진다. 좌절할 때마다 자신을 희생하며 다시 정상을 꿈꾸는 모습에서 우리는 벅찬 희열을 느낀다. 이것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이며 보는 이들에겐 말할 수 없는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온다. 대표선수가 끊임없이 관객을 모으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런데 또다른 ‘대표선수’가 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었던 종목(?)의 올림픽이 있다. 국제기능올림픽이다.
이달초 캐나다에서 폐막된 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대회가 열리는지도 몰랐고 우승 사실도 언론을 통해서야 알았다. 물론 스포츠가 주는 드라마와 같은 감동은 없지만 산업기반을 떠받치는 제조업분야의 세계규모 경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과소평가 할 수 없다.
2년마다 열리는 기능올림픽은 올 대회가 40회로 우리나라는 1967년부터 참가해왔다. 모두 25차례 참가해 16번을 우승했다. 올 해도 금메달 13, 은메달 5, 동메달 6개로, 스위스의 금 7개(2위)와 일본의 금 6개(3위)를 크게 제쳤다. 대회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이를 기적이라고 평가한다. 미미한 정부 지원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따낸 값진 수확이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기능현장의 현실은 우승을 바라볼 수 없을 만큼 초라하다. 우선 기능직의 저변이 점점 위축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전문계 고교 졸업생의 70%가 대학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의 현실은 어떤가. 이공계열 기피는 물론이고 진학후엔 전공을 바꾸려는 노력이 계속된다. 또 기술향상에 필수적인 실습기자재도 70년대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 누가 과연 기능인의 삶을 선택 할 것인가.
참가 선수 대부분은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기능인의 삶을 살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 묵묵히 땀 흘리며 꿈을 이뤄가는 사람들이다. 장래 우리나라를 제조업 강국으로 이끌어갈 미래의 장인들인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우대받아 마땅하고 장인에 걸맞는 존경을 받아야 한다.
우승이 잦다보니 첫 대회부터 해오던 환영 카퍼레이드도 80년대 초부터는 사라졌다. 그런데 25년만에 창원시가 카퍼레이드를 다시 열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기능인력이 인정받고 대우받는 정책을 펼것이라고 밝혔다. 얼마나 실현될지 모르겠으나 지극히 당연한 얘기다. 개인적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탄생할 명장을 기대한다면 이러한 대접은 절대 지나치지 않다.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최근 <대표선수>가 관심을 끌면서 2명의 스키 대표선수를 보유했던 기업이 막일을 하며 점프의 꿈을 이어가던 나머지 선수 2명과 코치를 영입해 지원하기로 했다. 명실공히 한 솥밥을 먹는 국가대표가 된것이다. 다음 동계올림픽에 더 많은 기대를 가지게 되는 부분이다.
어려움을 극복하며 꿈을 향해 도전하는 스키점프 선수들과 기능올핌픽 선수 모두는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이다.

남정식 (국민CTS 상무) 동우
남정식 (국민CTS 상무) 동우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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