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무분별한 캠퍼스 전도활동
④ 무분별한 캠퍼스 전도활동
  • 이건호 기자
  • 승인 2009.11.04 14:47
  • 호수 12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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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면접 온 고등학생들에게도 과도한 전도활동, 포교의 자유는 기본권 뾰족한 제재 방법 없어 고심

죽전캠퍼스 ‘2010학년도 수시 1차 신입생 모집 면접고사’가 있었던 지난 10월 18일, 문규정(사학 · 4) 양은 학교 근처에서 교복을 입은 한 여학생이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문 양이 울고 있는 이유를 묻자 “학교가 기독교 재단인가요?”라는 엉뚱한 답이 돌아왔다. 학생이 울고 있던 이유는 면접고사 직후 전도를 받은 것 때문이었다. 그 학생은 면접 후 “단국대학교 학생인데 무슨 과에 지원했나요?”라며 접근하는 사람을 만났다. 여학생이 지원한 과와 같은 과에 재학 중이라던 그는 “합격하면 내가 선배겠네”라며 갑자기 전도를 하기 시작했다. 여학생은 전도 받기를 거부하면 면접고사 결과에 악영향이 미칠까봐 그가 건네는 전도지를 소리 내어 읽고 오랜 시간 동안 기도를 하다 왔다고 했다. 이날 학교 안에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전도활동을 여러차례 목격한 문 양은 “전도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 대학 학생이 아닌 고등학생들에게까지 전도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실시된 우리 대학 수시 모집 면접고사 기간 동안 면접고사를 보기 위해 학교를 찾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도활동이 여러차례 있었다. 학생과 측에 따르면 그 중에는 학교 직원인 것처럼 말하며 접근하는 전도자들이 있어 직원들에게 이러한 전도활동에 대해 단속을 요청했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단국대 갤러리’에는 수시 면접고사를 보러 왔다가 전도를 받았던 고등학생들의 원성의 글이 올라왔다. ‘부처’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한 학생은 “면접 보러 갔는데 전도를 받았다”며 “이런 전도활동은 왜 단속하지 않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외의 글들은 현재 게시판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상태이다.


이러한 수시 기간 전도활동과 더불어 최근 들어 전도활동을 하기 위해 외부에서 찾아오는 전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전도활동을 제재해 달라고 직접 학생과를 찾아와 요청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학생과 측도 이러한 전도활동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제재할 근거가 없어 고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호진(법학) 교수는 “종교의 자유, 포교의 자유는 핵심적인 기본권 중에 하나”라며 “반국가적 활동이 명백하거나 폭력적이 아닌 이상 허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종교 분과 중앙동아리들 역시 이러한 전도활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기독교 동아리 CCC의 회장 이승학(경제·3) 군은 “부담을 느낄 정도로 강하게 전도를 하는 몇몇 단체들 때문에 학생들이 종교 동아리 전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할까봐 걱정된다”며 “전도는 강요가 아니라 순수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편을 느낄 정도의 전도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학생과 측은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과 황성욱 선생은 “심한 전도활동에 대해서 규제 계획을 마련하고자 하나 만만치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건호 기자 GoNoi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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