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체육부의 성과
주목할 만한 체육부의 성과
  • 이건호 기자
  • 승인 2009.12.01 17:48
  • 호수 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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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4강,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은메달, 2009년 WBC 준우승.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지원이 무색할 만큼 놀라운 성적과 뭉클한 감동을 안겨줬다는 점이다. 올해 우리 대학 체육부가 거둔 실적도 이러한 성공신화에 견줄 만하다. 우리 대학 체육부는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한다. 선수 유치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는 다른 대학들과 달리 우리 대학은 선수 유치보다는 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사회적으로 엘리트 체육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우리 대학의 성공은 매우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회 수상과 프로 진출만을 중요시 하는 엘리트 체육은 구타 등 비정상적인 교육 방식을 강요하고 도중에 부상이라도 당한 선수는 인생의 방향을 잃고 좌초될 수밖에 없다.


또 우리 대학은 인기 종목 위주로 운동부를 육성하는 다른 대학들과 달리 스키, 빙상, 조정, 스케이팅 등 비인기 종목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에는 이러한 비인기 종목들을 운영하는 대학이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오랜 기간 이러한 종목들을 키워왔고 때문에 우리 대학 선수들은 각종 대회에서 대표로 선발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리 대학이 자랑하는 역사와 전통이 스포츠에서도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와 별도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도 있다. 엘리트 교육을 추구하는 다른 대학들은 많은 예산을 투자해 고교에서 특출난 선수들을 데려오고 있다. 이 중 여러 선수들이 프로로 진출해 많은 돈을 모교에 기부한다. 그리고 이들이 기부한 돈은 다시 대학이 좋은 선수를 유치하는 비용이 되는 것이다. 체육 분야에서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하며 참교육을 실천하는 우리 대학의 교육 방식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선수 유치에서 발생하는 다른 대학과의 격차를 과연 좋은 교육만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좋은 실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학생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질 것이다.


또한 몇몇 운동부의 열악한 환경 개선도 시급하다. 우리 대학 야구부는 자율적인 분위기와 뛰어난 실력 때문에 고교에서 야구로 가고 싶어 하는 대학 1위지만 아직 야구장이 없다. 우리 대학 야구부는 고등학교 팀과 프로구단과 시합을 벌이며 떠돌이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스키부 또한 선수들을 전지훈련 보낼만한 예산이 없어 선수들이 자비를 들여 전지훈련을 가야 한다. 조정부는 한번 사라졌다 선배들이 힘을 합쳐 다시 부활시켰다. 


올해 체육부의 성과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 이뤄낸 것이기에 그 결과가 더욱 빛난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런 가슴 뭉클한 성공 신화를 보고 싶다면 장기적이면서도 현명한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올 한해 뜨거운 열정과 부단한 노력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우리 대학 모든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건호 기자 GoNoi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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