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과 짐승돌 사이에서 살아남는 법
걸그룹과 짐승돌 사이에서 살아남는 법
  • 변혜림 동문
  • 승인 2010.03.23 18:05
  • 호수 12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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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음악계에서는 ‘걸그룹’과 ‘짐승돌’이 대세이다. 특정 그룹에서 시작한 이미지들이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다른 가수들도 그 분위기를 따라가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트렌드이다. 이런 아이돌 그룹들은 중, 고등학생 같은 어린 소년 소녀 팬들 뿐만아니라, 삼촌이나 이모쯤 되는 연령층까지 폭넓은 팬층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몇 년 씩 되는 연습생 과정을 거쳐서 데뷔를 하는 만큼 뛰어난 가창력과 안무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점이 그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게하는 첫 번째 이유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완벽한 인기 그룹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수많은 경쟁 그룹들 사이에서 한번이라도 더 주목받고, 이슈가 되기 위해서 많은 전략이 필요하다. 그 전략들 중 하나가 흔히 ‘비쥬얼’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외모와 몸매이다. 그들은 마치 쇼윈도에 있는 마네킹들이 걸어나왔다고 착각을 할 만큼 완벽하게 매끈한 허벅지가 드러난 의상을 입고, 그런 다리 라인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높을 하이힐을 신은 채 화려한 안무를 소화해낸다. 또한 어깨를 드러내거나,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라인을 최대한 부각시켜주는 의상들을 선보인다. 남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무대의상을 찢어버리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각고의 노력을 들여 만든 근육질 몸매를 맘껏 드러낸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가지 문제점은 이들의 노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더 주목받고, 더 강력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 더 강력한 전략을 쓰기 때문이다. 이들의 노출은 사람들을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에 익숙해지게 하고 있다. 정도를 지나치는 노출의 심각성에대해 무감각해지고 단지 몸매를 가꾸고 드러내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도 그들처럼 되고싶어하고, 그들을 따라하게 한다. 얼마 전에는 한 걸그룹 식단이 공개됐는데, 그 식단은 일반인 하루 섭취량의 3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 칼로리량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을 다이어트의 대열에 들어서게 했다. 또 한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운동하지 않고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짐승돌처럼 손쉽게 복근을 갖기 위해서 복근을 만들어주는 성형을 하는 사람이 늘고있다는 소재에 대해 다루기도 했다.

 영상과 이미지를 통한 정보습득에 익숙한 세대인 요즘 학생들에게 이들의 모습이 주는 파급력은 더 크다. 특히나 지금까지는 생활의 범위가 제한적이었던 고등학생이었다가, 이제 막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학생이 된 신입생들은 아이돌같은 완벽한 ‘비쥬얼’에 대한 관심이 더 클 것이다. 그래서 고등학생 티를 벗어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의 첫 번째 항목으로 외형가꾸기를 꼽는다. 하지만 말 그대로 그들은 그런 외형을 갖추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이다. 그들과 똑같이 되려고하고, 또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해서, 스트레스 받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지금 여러분이 대학생이라면, 외모와 몸매를 가꾸는 것 이외에도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외면에 치중하기보다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쌓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내면의 실속을 채우기 위해서는 남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바라보기만 해야하는 인터넷 속 동영상과 디엠비 화면에서 벗어나서 내가 실제로 움직이며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보고, 느끼고, 생각해야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새로운 나의 모습을 찾아내고,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S라인과 식스팩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기위한 과정의 옵션일 뿐, 필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걸그룹과 짐승돌이 대세인 이 시대에서 우리가 살아남는 방법은 그들과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만의 모습을 찾는 것이다.


변혜림(국어국문·08졸)

변혜림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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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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