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만들기
소중한 인연만들기
  • 조지연 동문
  • 승인 2010.04.07 08:48
  • 호수 1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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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의 일이다. 핸드폰이 울려서 액정을 보니 학교 선배의 전화였다. 한 번도 먼저 연락을 해 온 적이 없던 선배였던지라 놀랍고 반가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내용은 업무와 관련된 부탁이었는데 부탁은 둘째 치고 급할 때 누군가의 머릿속에 생각난 사람이 나라는 사실에 기뻤다. 그 선배와의 짧았던 인연을 이어나가려 노력을 기울여온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


 인연은 얼굴정도만 아는 사이고 인맥은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누군가는 말하지만 나는 인맥보다 인연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인맥은 맺고 인연은 닿는다고 표현하니 인연이라는 말은 물처럼 흐르듯이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고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맺어지는 운명 같다. 또 인연이라는 글자는 보고 들을수록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길거리에서 나를 지나친 모든 사람들이 나와 인연이 될 수는 없다. 인연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몇 달 전에 정희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장님을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다. 인터뷰를 가기 전, 사람들에게서 소장님께 궁금한 점을 적은 쪽지를 받았다. 그 중 하나가 한 번 만난 사람을 가까운 지인으로 만드는 소장님의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 관리 비법을 묻는 질문이었다. 그 물음에 소장님은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가장 중요한건 나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대답하셨다. 인터뷰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곰곰이 인연과 진정성을 되새겨보았다.


사람들은 많은 인연을 맺길 원하고 그 관계들이 가능한 오래도록 지속되길 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당한 선에 서서 서로를 대하고 돌아서면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물 흐르듯 닿은 인연, 물 흐르듯 놓아버린다. 나 또한 소장님을 인터뷰하기 전까지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인터뷰 다음날 나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소장님께 메일을 보냈고 세상엔 또 하나의 인연이 피어났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신희상>


이제 인연을 맺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쉬워졌다. 블로그가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거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과 트랙백, 댓글 등을 통해 인연을 맺는다. 하지만 기다림을 모르면 그 만남도 귀하게 여겨지지 않는 법. 쉽게 맺어진 인연은 스스로가 쉽게 생각하는 속에서 정말 쉽게 흘러가 버릴 수 있다. 인연은 한 떨기 꽃과 같아서 곱게 오래도록 지속되려면 꾸준한 정성과 관심을 쏟아야 한다. 모두들 현명한 사람이 되어 인연을 쉽게 생각하지 않고 내게 다가오는 인연들에 감사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즐겨보는 잡지에 내가 찍은 사진을 보냈었는데 3월호 독자코너 귀퉁이에 작게 그 사진이 실렸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메일을 확인해 보았는데 잡지를 보고 누군가가 내게 메일을 보내왔다.


모르는 사람에게 뜬금없이 메일을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닐텐데, 고마운 마음과 함께 새로운 인연이 찾아온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번에도 향기로운 인연을 꽃피워 봐야겠다.


조지연 (언론영상·10졸)
행정안전부 인턴

조지연 동문
조지연 동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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