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을 찾아라! 자신을 만들어라!
새로운 것을 찾아라! 자신을 만들어라!
  • 조민욱(언론영상·08졸) 올댓스토리 스토리 PD
  • 승인 2010.04.13 13:01
  • 호수 12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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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을 찾아라! 자신을 만들어라!


- 조민욱(언론영상·08졸) 올댓스토리 스토리PD


나는 이제 갓 입사 1년차인 사회 초년생이다. 2000년에 대학에 입학하였고 2008년 졸업하였다. 무려 8년이라는 세월을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았었다. 지금껏 내 인생에서 가족관계를 제외하고는 가장 오래 유지하고 있던 신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시절의 기억은 너무나도 얄팍하기 그지없다. 참 많이 놀았고, 참 열정적이었고, 졸업을 앞두고는 누구나처럼 학업에 매진했다.

물론 대학생활의 기억이 단 한 문장으로 서술할 수 있을 만큼 초라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름대로 화려했다. 몸사랑이라는 헬스동아리에서 활동하며 2000년 미스미스터 단국 선발대회에서 당당히 인기상을 차지하였고, 한남과 죽전 두 개의 캠퍼스를 종횡무진 누볐으며 생수가 얼어붙을 만큼 추운 겨울 날 여자 후배들을 연기시켜가며 단편 영화를 연출해 좋은 성적을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학기는 전 학기 평점 4.5점으로 수석을 차지하며 공짜로 학교 다니는 맛을 보기도 하였다.

절대 자랑이 아니다. 그런 것들은 사회에 발을 내딛자마자 쓸모없는 것들이 되어 버렸다. ‘사회의 냉혹함’ 운운하던 선배들의 조언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지는 조금만 깊이 고민해본 이들이라면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냉혹함은 사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현재 올댓스토리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내 직함은 스토리 PD이고 나는 여기서 조PD라고 불린다. 우리 회사는 국내 최초의 스토리 전문 기업으로서 영화, 드라마, 만화 등 스토리가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창작 활동을 벌이고 있고 기업이나 정부 기관 및 지자체와도 많은 일을 도모하고 있다. 20대 초 영화, 이야기에 빠져 있던 시절 늘 근심, 걱정이 가득하셨던 부모님께서도 이제는 바야흐로 스토리텔링의 시대가 도래하였으니 맘껏 꿈을 펼치라며 격려해주신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알기도 어렵고 알아도 현실적인 고민들로 인해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우리나라에서 나는 참 복 받은 놈일지도 모른다. 입사 전 나는 이야기라는 것에 미쳐 있었다.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심’이라는 지론을 증명하기 위해 사회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탐독하였다. 그러는 동안 CJ 엔터테인먼트 컨텐츠개발 인턴 생활을 1년 여간 하며 치열하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살았었다.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고 이야기로 지구를 정복하겠다는, 유아틱하지만 분명한 목표(꿈이 아니다!)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1년여 간의 회사 생활을 하며 참 많이 아팠다. 나 자신조차 모르고 있던 나를 하루가 다르게 발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외롭기만 했다. 나는 아닌데 자꾸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고 하니까. 한 두 명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러는 거였다. 그러자 ‘그럼 내가 알고 있던 나는 누구였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누구든 ‘내가 아니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연애를 하거나 군대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회사 생활에서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바로 그때, 과감히 자기 자신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 두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가며 늘 혼란스러웠다. 여전히 그렇고 매 선택이 쉽지 않다. 자신을 버리라면서 잃지 말라니. 개똥철학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두 문장을 곰곰이 되씹어보니 답이 있는 것 같다.
자신을 버리면서도 잃지 않으려면... 늘 자신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아니게 되는 것’ 과 마주한 순간 그것을 그대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객관화한 시각으로 따져보고 또 다른 나를 만들어나가면 된다. 새로운 것을 찾아라! 자신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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