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들리는 학생자치-1.단과대 대의원회
■ 흔들리는 학생자치-1.단과대 대의원회
  • 권예은 기자
  • 승인 2010.09.28 16:18
  • 호수 12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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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기능 잃은 대의원회, 책정된 예산 쓸 데 없어 골머리


단과대 학생회를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단과대 대의원회가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죽전캠퍼스 총대의원회는 13년째 실질적 조직은 존재하지 않은 채 이름만을 갖고 있으며 단과대 대의원회 역시 제대로 된 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 증명해 주는 것이 바로 대의원회에 책정된 예산 사용 현황이다. 문과대 대의원회의 경우 몇 년 동안 운영되지 않다가 올해 다시금 구성됐다. 지난 몇 년 간 문과대 대의원회가 공석이었는데 반해, 그동안 문과대 대의원회 앞으로 이월되어 쌓인 금액은 280만 원에 달했다. 문과대 대의원회가 존재했을 경우 대의원회 예산은 연 50만 원 정도이다.


문과대 교학과는 “이월된 대의원회 예산을 현 대의원회가 자의적으로 쓸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올해 배정된 예산만을 현 대의원회에게 집행하기로 했다. 나머지 금액은 문과대 내의  각 학과 학생회장 및 학년별 과대들을 소집하여 동의 서명을 받은 뒤 각 학과 활동비로 분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부터 공석인 공과대학 대의원회도 2년 째 예산이 이월되고 있다.


단과대 대의원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의원회 앞으로 정해진 예산 사용은 문제가 되고 있다. 대의원회의장(이하 대의원장)들은 공통적으로 ‘딱히 쓸 데가 없다’고 말한다. 박준식(행정·4) 사회과학대 대의원장은 “대의원회 모임을 1년에 두 번 가진다”며 “특별히 돈 쓸 일이 없어 단과대 학생회 행사가 있을 시 지원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손정관(사학·3) 문과대 대의원장 역시 “대의원회는 사무실도 없어 기자재 구입 등이 필요하지도 않다”며 “학생회 행사나 학생들 지원비로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책정된 대의원회 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 하고 다음 해로 넘기거나 학생회 행사에 보태는 게 일반적이다.


또 각 학년별 과대표들로 이루어진 대의원회는 대의원들이 모두 모이기도 어렵다고 한다. 김용수(컴퓨터과학·4) 자연과학대 대의원장은 “회의를 가지려고 해도 참석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따라서 정기적인 모임이나 회의를 갖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힘들게 모임이나 회의를 갖더라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남규(체육교육·4) 사범대 대의원장은 “단과대 총학생회 예산심의를 하고 건의사항 등을 조율하여 학생회에 전달하고 있지만 사실 대의원회에서 중요한 안건들이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학생자치기구의 감시와 견제를 통해 균형 잡힌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대의원회 활동이 미비한 이유에 대해 대의원장들은 ‘재학생들의 무관심’을 첫번째로 뽑았다. 김남규 사범대 대의원장은 “재학생들이 대의원회라는 기구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대의원회는 뚜렷한 활동 실적이 나타나지 않는 감시 기구다보니 없어도 그만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각 학과 대표들이 모두 모이기가 쉽지 않다”고 활동의 어려움을 전했다.


반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대의원회도 있다. 법과대학 대의원회의 경우 격주에 한 번씩 모여 학생회 예산 심의는 물론 대의원회 자체적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지난 학기에는 법대 체육대회를 주최하고, 법대 학생들을 위해 단체 교재 구매 신청을 받는 등 다양한 일을 해왔다. 정태연(법학·3) 법대 대의원장은 “대의원회도 결국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기구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학기에는 가을 농활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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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lver12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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