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
  • 박윤조 기자·조수진 수습기자
  • 승인 2011.05.11 18:32
  • 호수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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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에티켓조차 지켜지지 않아


# 5교시 강의시간 10분전, 인문관 209호에 도착한 문과대학 최 양. 100여명이 듣는 수업이라 그런지 시끌벅적하다. 그런데 교수님이 들어오셨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떠드는 학생들.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기 시작했지만 여간해서 떠드는 소리는 줄어들지 않는다. “대답소리가 잘 안 들리잖아” 라고 교수님의 언성이 높아져서야 떠드는 소리가 줄어든다.

# 교수님께서 강의를 시작하는데 어디선가 냄새가 풀풀 올라온다. 앞에 한 학생이 주먹밥을 젓가락으로 깨작깨작거리며 먹고 있었다. ‘아무리 점심시간이지만…’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아니 그런데 이뿐이 아니다. 밖에서 “꺄아악-”하며 뛰어가는 어떤 학생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공포영화라도 찍나?’ 밖에서 떠드는 소리가 강의실 내까지 울린다.


이는 다른 대학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대학 학생들 사이에서 만연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요즘 부쩍 우리 대학 커뮤니티 ‘단쿠키’에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에티켓 부재를 지적하는 글이 많이 게재되고 있다. 그러한 글에 공감하는 댓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조회수도 꽤 높은 편이다.
단쿠키에서 닉네임 zeno는 “교수님이 출석을 부를 때 떠드는 것은 학생 전체의 문제인 것 같다” 며 “특히나 70명이상이 듣는 수업은 더 심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상경대학 모 교수의 강의계획서에는 여학생들이 나란히 같이 앉으면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단순히 그렇게 앉으면 ‘떠든다’는 이유에서다. 경상대학의 한 남학생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생각 없이 떠드는 부분들은 정말 고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것은 물론 강의실 밖에서의 소음도 학생들의 불만을 높이 사고 있다. 이기명(사학·2) 군은 “교수님마다 수업시간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시간인지 잘 인지하지 못하고 떠드는 것 같다”며 “어딜 가나 심한 편이지만 특히 과실 근처의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을 때는 밖에서 뛰어다니고 시끄럽게 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천안캠퍼스 학생회관에서는 로비 테이블, 동아리방 로비 테이블에서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들을 그냥 놓고 간 상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경비원은 “학생들의 도덕의식이 초등학생 수준이다” 며 “외부 사람들이 이런 것을 볼 때마다 내가 다 창피하다”고 말했다.
죽전캠퍼스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서관 휴게실, 각 건물 내 매점, 기숙사 휴게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본보 1299호 2면에 따르면 특히 기숙사 휴게실에서 일부 기숙사 사생들이 음식을 먹고 방치해두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청소를 하는 아주머니는 “학생들이 휴게실에서 음식을 먹고 방치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정빈(전자전기공·3)군은 “시켜먹은 음식을 휴게실에 그대로 둬서 테이블 쓰기가 매번 불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황은현(언론홍보·3) 양은 “휴게실뿐만 아니라 강의실에서도 강의실 바닥이나 책상에 쓰레기나 전단지 따위를 버리고 간 것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박윤조 기자·조수진 수습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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